올해 사상 최초 500만 관람객 돌파에 성공한 국립중앙박물관이 16년간 유지해온 무료 관람 정책에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지난 22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박물관 상설 전시 유료화 방안에 대해 "시점과 방식을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포함한 정부 운영 박물관과 미술관은 2008년 5월부터 상설 전시 무료관람을 시행해왔는데요.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박물관을 찾는 내외국인 관람객이 '급증'하면서 박물관 주차 공간 부족 등 인프라 문제와 함께 관람 시설 및 환경 개선 필요성이 대두됐습니다. 이에 지난달 30일 국립중앙박물관은 주차요금을 인상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다양한 유료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본 입장료를 받되 특정 연령대나 직업군에게는 무료 혜택을 주거나 한 달에 한 주 정도는 무료 개방하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제안했습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구체적인 수익 전망을 제시하며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만 받아도 최대 100억 원의 수익이 발생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공공기관이라 하더라도 수익자 부담 원칙을 일부 반영해야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유 관장은 유료화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신중한 접근을 약속했습니다. 그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유료화를 어떻게 추진하느냐에 따라 다른 박물관들도 영향을 받는다"면서 "관람객 숫자를 떨어뜨리지 않고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과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지난 7월 유 관장은 취임 직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도 상설 전시 유료화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어렵다"면서도 "장래 어느 단계로 가면 유료화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 측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관람객 수는 510만3,709명을 기록했습니다. 관람객이 연간 500만 명을 넘은 것은 1945년 개관 이후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