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6일(일)

'맵단짠' 좋아하는 한국인 취향저격인데도 외면받는 '멕시코 음식'의 현실... 이번엔 다를까

멕시코 음식, 입맛엔 맞아도... 낯선 재료와 높은 가격의 벽


멕시코 음식은 매콤하고 새콤한 맛, 다양한 토핑 조합이 특징입니다. 맵고 달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는 요즘 한국인 입맛엔 '잘 맞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음식점은 한국 외식 시장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멕시코 음식이 실패한 이유는 단순히 입맛 때문이 아닙니다. 가장 큰 이유는 '낯선 재료'에 대한 거부감입니다. 고수 향에 고개를 젓고, 라임의 산미를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도 많습니다. '살사', '또르띠야' 같은 재료명조차 여전히 낯섭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가격 구조 역시 문제로 꼽힙니다. 멕시코 현지에서는 타코와 부리또가 서민 음식이지만 한국에서는 수입 원재료와 로열티 탓에 '프리미엄 음식'으로 포지셔닝됐습니다.


한 소비자는 "부리또 하나로 점심이 되겠어요?"라며 웃었습니다. 밥과 국, 반찬이 기본인 한국의 식문화 속에서 부리또는 여전히 '한 끼 식사'보다는 '이국적인 간식'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이미 '이국적인 간식'의 범위에는 멕시코 음식 외에 수많은 선택지가 있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신선한 재료가 들어가야 하다보니 재고 관리도 어렵고 손실률이 높아 운영 부담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결국 '비싸지만 포만감은 부족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한국 시장에선 번번이 고전...타코벨 역사 보니


실제로 멕시코 음식의 실패 사례는 한두 번이 아닙니다. 대표적인 브랜드 '타코벨'은 1991년 한국에 첫 진출했지만 별다른 반향을 얻지 못해 수차례 철수와 재진입을 반복했습니다. 운영 주체가 바뀔 때마다 콘셉트도 달라지면서 브랜드 신뢰가 흔들렸습니다.


사진=인사이트


'온더보더' 역시 한때 외식업계의 신선한 바람으로 주목받았지만 패밀리레스토랑 시장이 축소되며 매출이 하락했습니다. 


일부 매장은 폐점했고 결국 '멕시코 음식은 한국에서 안 된다'는 인식만 남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SPC와 KFC는 멕시코 음식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두 기업 모두 "이번엔 다르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패의 역사에도 '재도전' 택한 기업들


KFC코리아는 얌브랜즈(Yum! Brands)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타코벨 더강남’ 매장을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점심엔 간편한 식사 메뉴로, 저녁엔 맥주와 어울리는 '바(Bar)' 형태로 운영하며 현지화에 나섰습니다.


가격도 7천~8천원대 수준으로 낮추고, 한국형 매운 소스와 밥 추가 옵션을 도입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Instagram 'chipotle'


SPC그룹은 오는 2026년, 서울에 아시아 첫 '치폴레(Chipotle)' 매장을 오픈할 계획입니다. 이미 쉐이크쉑 등 글로벌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SPC가 이번엔 '퀵캐주얼 멕시칸'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SPC그룹이 치폴레 유치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최근 주목받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와 치폴레의 브랜드 철학이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치폴레는 인공 색소·향·보존료를 배제하고, 유기농과 글루텐프리 재료를 적극 활용합니다. 모든 메뉴를 매일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는 'Food with Integrity(진정성 있는 음식)' 철학도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립니다.


멕시코 음식은 한국인의 입맛에는 어울리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벽이 많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맛의 차별화'보다 '생활 속 침투력' 입니다.


부리또가 더 이상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 '편하게 먹는 점심 메뉴'로 자리 잡을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