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추모 현판, 주민 반대 넘어 설치 확정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설치가 연기되었던 '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추모 현판'이 마침내 사고 현장인 궁평지하차도 입구에 설치됩니다.
지난 13일 충북도는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사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안전의 교훈을 되새기기 위한 추모 현판을 15일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충북도는 지난 3월부터 궁평2지하차도 입구에 추모 현판 설치를 추진해왔으나,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계획을 보류해왔습니다.
오송수해피해농민연합대책위원회 등 5개 단체는 참사 추모 현판이 지역 분위기를 저해하고 부동산 가격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를 '혐오시설'로 규정하는 반대 현수막을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오송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온라인 커뮤니티 '아이러브오송'은 찬성 입장을 밝히며 현판 설치를 옹호했습니다.
지역사회 갈등 끝에 이루어진 추모 현판 설치 결정
충북도는 지역 주민들과 여러 차례 간담회를 개최하며 추모 현판 설치의 당위성과 의미를 설명하고 설득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15일에 가로 6m, 세로 30cm 크기의 추모 현판을 설치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현판에는 '오송 참사 희생자 기억의 길'이라는 문구가 새겨지며, 총 6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됩니다.
김연경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 총무팀장은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다짐하는 약속의 상징"이라며 "안전한 충북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역 시민사회에서는 늦게나마 설치가 결정된 것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충북도가 그동안 현판 설치를 수차례 미루며 유가족에게 상처를 줬다"면서 "늦게라도 설치돼 다행이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준 행정의 일관성 부족과 소통 부재는 비판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