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4일(화)

조희대 "이재명 사건 판결 전 사적 만남 일절 없었다"... 한덕수 회동설 재차 부인

조희대 대법원장, 이재명 사건 파기환송 판결 논란에 첫 입장 표명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판결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조 대법원장은 "신속한 심리와 판결 선고의 배경에 관해 불신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소회를 전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는 모습. 2025.10.13/뉴스1


앞서 지난 파기환송 판결은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특히 판결 선고 전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만남을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판결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날 오전 시작한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 뒤 퇴장하려 했지만 허가되지 않자 자리를 지킨 채 90여분간 침묵으로 일관했는데요. 이후 감사가 잠시 중지된 오전 11시 39분께 국감장을 떠났다가 위원 질의가 종료된 오후 11시 40분에 복귀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개인적 행적에 대해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서 이미 법원행정처 공보관을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 바 있다"면서 "언급된 사람들과 일절 사적인 만남을 가지거나 해당 사건에 대한 대화나 언급을 한 사실이 없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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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법관은 판결로 말한다'는 오랜 법언이 있다"며 "이 재판은 저를 비롯한 12명의 대법관이 심리에 관여한 전원합의체에서 이루어졌고, 전합에서 심리되고 논의된 판단의 요체는 판결문에 모두 담겨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판결문에 드러나는 내용만이 공적인 효력이 있고, 대법원장이라고 하더라도 전합 구성원의 1인에 불과한 이상 판결 이외의 방법으로 의견을 드러낼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덕수 전 총리 회동설도 재차 부인


조 대법원장은 "개인적으로는, 이와 관련된 불신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서도 "그러나 재판의 심리와 판결의 성립, 판결 선고 경위 등에 관한 사항은 헌법과 법률 등에 따라 밝힐 수 없는 사항"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직후 한 전 총리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알아서 처리한다'고 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처리와 관련해 한 전 총리와는 물론이고 외부의 누구와도 논의한 바가 전혀 없으며, 거론된 나머지 사람들과도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같은 대화 또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재차 부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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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오전부터 국감장에서는 여야 의원 사이 고성이 오갔으며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제지도 여러 차례 이어졌습니다. 특히 조 대법원장의 발언 이후 박지원 의원이 '사퇴 용의'를 묻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체로 일어서고 위원장석으로 다가가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추 위원장이 직접 "대법원장께서는 대상 사건의 기록을 언제 가지고 가서 보게 됐나. 대법원장실로 언제 가지고 갔냐"고 질의를 이어갔으나 조 대법원장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자 '유감 표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조 대법원장의 입장 표명은 판결을 둘러싼 의혹과 불신에 대한 첫 공식 대응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판결로 말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판결 과정에 대한 설명이나 관련 질의에 대한 답변이 나오지 않은 만큼, 이번 발언이 실제로 국민들의 의혹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