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조희대 대법원장 앞에 나온 '조요토미 희대요시' 사진... 아수라장 된 법사위 국감 현장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감사 출석, 여야 격돌로 파행 운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3일 실시한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증인 채택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 간 격렬한 대립이 벌어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오전 10시 13분 개의한 국정감사에서 조 대법원장을 향해 "(대선 개입 의혹 관련) 직권남용 의혹까지 받을 수밖에 없다"며 "질의응답을 통해 국민적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 주실 것을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습니다.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조희대 대법원장 / 뉴스1


하지만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법원은 서면 질의 등에 충실히 답변을 드렸다"며 종전의 관례대로 이석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인사말 직후 일어서서 이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어나 지켜보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대법원장을 참고인으로 전환시켜 질의 강행


추 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이 이석하지 않자 예정됐던 증인 선서 대신 조 대법원장을 증인이 아닌 참고인 신분으로 전환시켰습니다.


추 위원장은 "지금 대법원장님은 증인이 아니다"며 "증인 선서 전에, 참고인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당 진정 시키는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 / 뉴스1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신동욱 의원은 "어떻게 대법원장을 감금하느냐"고 항의했고, 나경원 의원은 "대법원장을 모욕하지 말라. 지금 망신주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며 비판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권을 얻어 "대법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출석하지 않고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은 것은 국회의 오랜 관례"라며 "헌정사상 전대미문의 기괴한 국감을 진행하시지 말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했습니다.


반면 김용민 의원은 "중차대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왜 대선에 개입했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질문을 하면 거기에 대해서 답할 의무가 있다"며 "대선에 개입했던 것은 누구나 모든 국민이 다 아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범여권 의원들의 원색적 비난과 패널 시연


범여권 의원들은 조 대법원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는 최혁진 무소속 의원 / 뉴스1


첫 질의자로 나선 최혁진 의원은 일부 재판 결과 등을 거론해 "친일사법"이라고 주장하며 일본식 상투를 튼 모습에 조 대법원장 얼굴을 합성한 '조요토미 희대요시' 사진을 담은 패널을 들어 보였습니다. 


조 대법원장을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빗댄 것입니다.


최 의원은 조 대법원장을 겨냥해 "윤석열 정부는 사법부를 장악하기 위해 친일 보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인사를 추천해 조희대 당시 교수를 낙점한 것"이라며 "이승만과 박정희를 역사의 공로자라고 말해 친일 역사관 논란을 일으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조 대법원장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추천한 사람이 김건희 여사의 계부 김충식"이라거나 강제징용 재판을 언급하며 "조 대법원장을 임명한 것은 대법원을 일본의 대법원으로 만들려는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감 파행 속 대법원장 결국 이석


고성이 난무하며 법사위가 파행에 가깝게 운영되자 국민의힘뿐 아니라 사법부에서도 대법원장 이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출석요구에 대한 의견서 들어보이는 국민의힘 송석준(왼쪽), 신동욱 의원 / 뉴스1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이석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추 위원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추 위원장이) 참고인으로 한다고 했는데 참고인도 본인이 동의를 해야 한다"며 "명분이 없으니까 조작 녹취록 들이대서 이렇게 억지로 만들어서 하는 것 아닙니까. 이재명 대통령 무죄 만들기 아닙니까"라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 위원장 앞에 몰려가 항의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조 대법원장을 대상으로 대선 개입 의혹을 캐묻는 질의를 이어가는 모습이 반복됐습니다.


추 위원장은 국회 경위들에게 "회의 진행에 방해를 받고 있다. 위원장 자리를 확보해달라"고 거듭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박균택 민주당 의원 등이 자신을 상대로 질의를 해도 입을 꾹 다문 채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국감이 잠시 중지된 오전 11시 38분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 밖으로 나간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석했습니다.


취재진 등이 몰리면서 한때 국감장 밖 복도가 혼잡해졌습니다.


최 의원은 조 대법원장을 따라 붙으며 '친일사법 사법내란'이라고 적힌 패널을 들고 "이석하지 말라"고 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