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이끄는 전통주 열풍, 편의점 매출 급증
전통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과거 '아저씨 술'로 여겨졌던 전통주가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주류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시기 편하다는 인식 변화와 함께 과일 증류주, 저도주 등 젊은 층의 취향에 맞는 제품들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기존 중장년층 중심이었던 소비층이 2030세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의 올해(1월 1일~9월 19일) 전통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2030세대의 매출 신장률이 20%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전통주 시장의 주요 소비층이 급속도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편의점 브랜드들의 차별화된 전통주 마케팅 전략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편의점 브랜드들은 다양한 협업을 통해 전통주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가수 장민호와 협업한 복분자 증류주 '호소주'를 선보였는데요.
알코올 도수 16도로 전통주 입문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며 라벨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물 '단호흉배'를 모티브로 제작해 외국인 관광객까지 겨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GS25는 젊은 층을 겨냥한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에드워드 리 셰프와 협업해 출시한 '이균 말차막걸리'는 사전예약 물량 9000병이 하루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는데요. 또한 웹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꿀주 '사랑하는 나의 억압자 산타몰리 허니문 에디션'을 통해 주류 패키지와 콘텐츠에 MZ세대 감성을 담아냈습니다.
이 제품은 도수 6도의 저도주 스파클링으로 출시되어 가볍게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와 정확히 부합했습니다.
이마트24는 아이스크림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독특한 차별화 전략을 펼쳤습니다.
'빵빠레', '설레임', '찰옥수수' 등 장수 스테디셀러 아이스크림을 전통주로 재해석해 출시한 것인데요. 이 중 '찰옥수수주'는 우리 쌀과 옥수수를 활용해 고소한 맛을 구현했으며 패키지도 원작 이미지를 그대로 반영해 소비자들에게 친숙함을 제공했습니다.
믹솔로지 트렌드와 전통주의 만남
CU는 주류 믹솔로지(칵테일 조합) 트렌드를 막걸리 영역으로 확장하는 시도를 보였습니다.
중식 셰프 정지선과 협업한 '고량탁'은 막걸리에 고량주를 더해 고소하면서도 깔끔한 풍미를 만들어냈는데요. 하이볼로 대표되던 믹솔로지 주류 시장을 다양화하며 새로운 수요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가 이처럼 전통주 라인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과거 전통주는 고도수, 중장년 남성 중심의 소비 패턴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낮은 도수, 과일 플레이버, 세련된 디자인 등이 더해지면서 여성 및 젊은 세대의 관심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들의 'K주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글로벌 시장 확대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통주가 현대적으로 재해석되면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며 "다양한 이색 협업과 상품화 전략을 통해 전통주가 새로운 K푸드 카테고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