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 WTT 중국 스매시 4강 진출로 한국 여자탁구 새 역사 창조
한국 여자탁구의 에이스 신유빈이 세계 최고 수준의 대회에서 역사적인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지난 3일 신유빈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5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중국 스매시 여자 단식 8강에서 주천희를 4-2(14-16 7-11 11-8 11-9 11-9 11-7)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습니다.
이번 승리는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국제탁구연맹(ITTF)이 WTT 시리즈를 출범시킨 2019년 이후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그랜드 스매시 단식 종목 준결승 진출을 해낸 것이기 때문입니다.
ITTF도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승리는 WTT 그랜드 스매시 사상 한국 여자 탁구 선수로는 처음 준결승에 오른 것이기 때문에 역사적"이라고 극찬했습니다.
신유빈은 주천희와의 경기에서 초반 두 게임을 연달아 내주며 어려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3게임부터 과감한 공격으로 상대의 흐름을 끊어내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특히 3게임에서 8-8 접전 상황에서 회전량 많은 서브와 한 박자 빠른 공격으로 3연속 득점해 11-8로 승리하며 분위기를 바꿨습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 나란히 하는 신유빈의 위상
그랜드 스매시는 WTT 시리즈 중 세계선수권을 제외하고 가장 크고 인기 있는 대회입니다.
남녀 단식은 세계 탁구를 휩쓸고 있는 중국 선수들을 비롯해 톱랭커들이 대부분 참가하며 본선 64강부터 시작됩니다. 남녀 단식 우승자에게는 랭킹 포인트 2000점이 주어지고, 준결승 진출자에게는 700점이 부여됩니다.
상금 규모도 상당합니다. 남녀 단식 챔피언에게는 각각 13만5000달러(한화 1억9000만원)가 주어지며, 총상금은 무려 205만 달러(29억원)에 달합니다.
신유빈은 지난해 2024 파리 하계올림픽에서 혼합복식과 여자단체전 동메달을 연달아 따내며 2012년 이후 두 대회 연속 올림픽 노메달 수모를 당했던 한국 탁구의 부활을 이끌었습니다.
당시 여자단식에서도 4강에 올랐지만 일본의 하야타 히나에게 게임스코어 2-4로 패하며 메달을 놓쳤고, 이후 여자단식 세계랭킹이 17위까지 내려간 상태였습니다.
중국 본토에서 펼친 연속 역전승 드라마
신유빈은 이번 대회에서 적지 중국에서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서 세계랭킹 4위 콰이만(중국)을 상대로 게임스코어 3-2(7-11 11-7 11-9 8-11 11-9)로 뒤집기 드라마를 만들며 이번 대회 여자단식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3일 열린 주천희와의 8강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중국 산둥성 출신 주천희는 세계랭킹 35위지만 이번 대회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었습니다.
32강에서 일본의 이토 미마(8위), 16강에서 중국의 스쉰야오(12위) 등 상위 랭커를 연달아 제압하며 8강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신유빈은 4게임과 5게임에서 각각 10-9, 9-9의 접전 상황에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두 게임을 모두 가져갔습니다. 6게임에서는 초반부터 앞서나간 끝에 11-7로 마무리하며 승리를 확정지었습니다.
세계 2위 왕만위와의 준결승 대결 예고
신유빈의 준결승 상대는 세계 2위 왕만위입니다. 신유빈보다 두 살 많은 1999년생 왕만위는 2021 휴스턴 세계선수권(개인전)에서 여자단식, 여자복식 2관왕에 올랐던 강자입니다.
이후에도 세계 1위 쑨잉샤, 2020 도쿄 올림픽과 파리 올림픽에서 연달아 여자단식 우승을 한 천멍(현재 국제무대 은퇴) 등과 함께 중국 여자탁구를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선수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왕만위는 이번 대회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허주오지아(중국), 마니카 바라타(인도), 하야타 히나(일본)를 줄줄이 게임스코어 3-0으로 제압했습니다.
8강에서는 일본이 자랑하는 하리모토 남매의 여동생인 하리모토 미와(세계 6위)를 29분 만에 게임스코어 4-0(11-3 12-10 11-6 11-4)으로 완파하며 신유빈과의 격돌 무대에 올랐습니다.
준결승 다른 대진은 쑨잉샤와 세계 3위 천싱퉁의 격돌로 짜여졌습니다. 세계선수권 다음 가는 권위의 대회 여자단식에서 중국의 최강자 3명과 신유빈이 우승컵을 놓고 마지막 다툼을 하게 된 셈입니다.
신유빈은 이제 부담을 내려놓고 후회 없는 한판 승부를 해볼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신유빈과 왕만위의 준결승 경기는 4일 오후 6시45분에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