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9일(수)

㈜두산, 지주사 규제 벗어나... 확보한 현금 1조, 투자·M&A 가능성 거론

두산, 지주사 지위 잃고 1조 현금 쥐었다... 투자·M&A 향방 주목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핵심인 ㈜두산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지위를 내려놓았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지주비율 미달이 원인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단기간에 급격히 불어난 현금 자산이 배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두산이 규제에서 벗어난 만큼, 조 단위 현금을 어디에 투입할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사진=인사이트


지주비율 붕괴, 단숨에 1조원 늘어난 현금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6일 ㈜두산을 지주회사에서 제외한다고 통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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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은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기업이 지주사로 인정받기 위해 자산의 절반 이상이 국내 자회사 주식이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두산은 6월 말 기준 자산총액이 6조5843억원으로, 3월보다 30%(1조5308억원) 늘면서 지주비율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눈에 띄는 부분은 현금 자산의 급증입니다. 두산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불과 석 달 사이 1487억원에서 1조2386억원으로 뛰었습니다. 1조원 넘는 현금이 단숨에 불어나면서 지주비율은 하락했고, 결과적으로 지주사 지위를 내놓게 된 것입니다.


주식담보대출로 조달한 '실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 뉴스1


현금이 급격히 늘어난 배경에는 단기차입금 확대가 있습니다. 6월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1조7830억원으로, 3월보다 1조2450억원 불어났습니다. 대부분은 주식담보대출입니다. 


두산은 두산로보틱스 지분 22.52%(1460만주)를 담보로 5500억원을 차입했고,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 규모도 1조640억원에 달했습니다.


두산이 지주사에서 제외됐다고 해서 사실상의 지배력이 흔들리는 것은 아닙니다. 2014년에도 지주사에서 제외됐다가 2021년에 회복한 전례가 있습니다. 법적 지위는 변했지만, 실질적 영향력은 여전히 유지된다는 뜻입니다.


전자BG 증설·M&A 가능성에 촉각


관심은 향후 행보입니다. 업계는 두산이 확보한 현금을 전자BG 투자와 신성장 동력 확보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 인사이트


엔비디아에 CCL(동박적층판)을 공급하는 전자BG는 올해 상반기 매출 8791억원, 영업이익 2523억원을 기록하며 이미 작년 연간 실적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그룹 관계자는 "전자BG의 추가적인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M&A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두산은 밥캣 인수 등으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온 만큼, 대규모 현금을 무기로 다시 한 번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지위를 내려놓으면서 계열사 공동투자와 부채비율 관리에도 여유가 생겼다는 점은 두산의 선택지를 더 넓히는 요소로 평가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은 전통적으로 M&A에 적극적인 그룹"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신규 인수합병(M&A)을 고려한 사전 준비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다만 회사 측은 "M&A를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