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1일(금)

추석에 일본여행가려했는데... 일본 정부 "난카이 대지진 발생 확률 최대 90%로 상향"

일본, 난카이 대지진 발생 확률 12년 만에 수정... 방재 대책 강화 필요성 제기


일본 정부 지진조사위원회가 난카이 해곡 대지진의 발생 확률을 12년 만에 새롭게 산출했습니다.


기존에 '80% 정도'로 예측했던 향후 30년 이내 발생 확률을 '60∼90% 정도 이상'과 '20∼50%'라는 두 가지 수치로 제시했는데요. 이처럼 두 가지 확률을 동시에 발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동일본대지진 당시 쓰나미가 닥쳐 폐허가 된 도시 / 共同通信


27일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진조사위원회는 기존 계산법의 오류를 수정해 적용한 결과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기존의 '80% 정도' 확률은 에도시대(1603∼1868년)에 두 차례 난카이 대지진 피해를 경험한 시코쿠 고치현 무로쓰 지역의 고문서를 근거로 산출됐습니다.


이 계산에는 지진 발생 당시 지형의 융기 정도와 지진 간격 등을 고려하는 '시간 예측 모델'이 활용됐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해당 고문서의 해석이 불명확하고, 무로쓰 지역에서 토목공사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어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돼 왔습니다. 이에 지진조사위는 고문서에 기록된 지형 융기 수치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발생 확률을 '60∼90% 정도 이상'으로 수정했습니다.


난카이 대지진 발생 확률, 왜 두 가지 수치로 제시했나


지진조사위가 별도로 제시한 '20∼50%'라는 확률은 난카이 이외 지역의 해곡 지진 발생 확률 계산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론을 적용한 결과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계산법은 지각 변동은 고려하지 않고 지진 발생 간격만을 주요 변수로 삼아 산출됩니다.


지진조사위는 두 확률 중 어느 쪽이 과학적으로 더 정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방재 대책 관점에서는 더 높은 확률인 '60∼90% 정도 이상'을 강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발생 확률을 두 가지로 구분해 공개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최선의 과학적 견해를 담은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난카이 대지진은 일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발생하는 규모 8∼9의 강진을 말합니다.


역사적으로 이 지역에서는 100∼200년 간격으로 대형 지진이 발생해 왔습니다.


도쿄대 명예교수인 히라타 나오시 지진조사위원장은 "지진 발생 확률은 매년 상승하고 있어 난카이 대지진이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사히신문은 이번 발생 확률 재검토로 난카이 대지진의 예상 규모와 영향 지역은 변경되지 않으며, 최대 사망자가 약 29만8천 명에 이를 것이라는 정부의 피해 예상치에도 영향이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한반도도 안전지대 아니다... 난카이 대지진 발생 시 고층 건물 위험


한편, 난카이 대지진이 실제 발생할 경우 한반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최근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만약 난카이 해구에서 규모 8.0에 이르는 지진이 난다면, 1000㎞ 내에 있는 우리나라 한반도 전역의 고층 건물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홍 교수는 지난 3월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 지진으로 1000㎞ 떨어진 태국 방콕의 고층 건물이 피해를 입은 사례를 언급하며, 한반도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진의 규모가 커지면 저주파 에너지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1000㎞를 전파해도 에너지가 크게 감소하지 않습니다. 건물이 높을수록 이 저주파 에너지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는 "난카이 해곡의 마지막 지진인 1944년과 1946년 당시에는 우리나라에 고층 건물이 없었다"면서 "만약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하면 간단히 계산해도 한반도가 30㎝ 넘게 흔들리게 되어, 우리가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