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 "중국에 맞설 구조 경쟁력 시급"... 위기감 드러낸 LG 사장단회의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사장단 앞에서 "중국에 맞설 구조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최고, 최초의 도전적 목표를 세워 LG의 미래 역사를 만들자"고 했던 메시지와 달리, 이번에는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대한 강한 위기감을 드러냈다는 평가입니다.
"중국, 자본·인력 3~4배 투입"... AX 가속화 주문
지난 25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전날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중국 경쟁사들은 우리보다 자본, 인력에서 3배, 4배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하며 대응 방안을 주문했습니다.
이날 회의의 핵심 주제는 '인공지능 전환(AX·AI Transformation) 가속화'였습니다.
구 회장은 "그간 '사업의 선택과 집중', '승리를 만드는 연구개발(Winning R&D)', '구조적 수익체질 개선' 등을 논의해 왔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실행하라"고 했던 AX 추진에 대해서도 올해는 "가속화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회의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CEO와 각사 CDO(최고디지털책임자) 등 4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LG그룹 관계자는 "최고경영진은 위기감을 공유하며 생산력 제고와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AX 실행이 시급하다는 인식을 함께했다"고 전했습니다.
'레드 테크 공습' 심화... LG의 사업 전환 가속화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기술 산업이 한국을 빠르게 대체하는 이른바 '레드 테크 공습'은 심화되는 추세입니다.
석유화학·철강은 공급과잉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디스플레이·가전·자동차 분야도 중국의 거센 추격에 놓였습니다.
LG 역시 발 빠른 대응에 나섰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을 접고 OLED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강점인 삼원계 배터리뿐 아니라 중국 업체들이 장악한 LFP(리튬인산철) 시장에도 진입하고 있습니다.
LG AI연구원은 한국형 파운데이션 모델 '소버린 AI'와 엑사원 개발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AI 경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TV사업을 중심으로 전개 중인 LG전자 희망퇴직 역시 레드 테크 공습에 대응한 체질 강화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구금 사태 언급... "구성원 안전 세심히 챙겨야"
구 회장은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미국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대규모 구금 사태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공개 메시지를 냈습니다.
그는 "회사는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인 만큼 최고경영진이 구성원들의 안전을 세심히 챙겨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에도 LG에너지솔루션 경영진과 실시간 소통하며 '1대1 케어'를 이끌어내는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대응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