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목)

"한국+일본=세계 4위"... 최태원 SK그룹 회장, 'EU식 경제통합' 주장

최태원 "한·일 손잡으면 세계 4위 경제권"... EU식 통합 제안


바다를 사이에 두고 수십 년간 정치·외교적으로 갈등을 이어온 한국과 일본. 무역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긴장이 높아졌고, 협력이 이야기될 때마다 기대와 회의가 교차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단순한 '경쟁과 공존'의 관계를 넘어, 두 나라가 같은 배에 올라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뉴스1


이 주장은 수많은 성공으로 혜안과 경영 능력을 입증해 온 SK그룹 최태원 회장으로부터 나왔습니다.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이 손잡으면 미국·중국·EU에 이어 세계 4위 경제권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는데요. 


마치 유럽연합(EU)처럼 완전한 경제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단순한 교역 수준을 넘어 AI·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서 양국이 힘을 합칠 때, 글로벌 경제 질서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무역만으로는 한계... AI·반도체가 협력 모델"


지난 22일 공개된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최 회장은 "한·일 간 무역량은 크게 늘었지만 앞으로는 무역만으로 경제 성장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이 함께하면 미국과 중국, EU(유럽연합)에 이은 세계 4위 경제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특히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을 양국 협력의 대표 사례로 꼽으며, 사회적 비용과 경제 안보 차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 SK그룹


CPTPP로는 부족... EU식 완전 통합 필요


최근 한국 정부가 가입을 검토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습니다. 


최 회장은 "CPTPP 가입도 의미 있지만 그 자체로는 부족하다"며 "완만한 연대가 아닌 EU와 같은 완전한 경제 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CPTPP는 일본이 주도해 2018년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국 정부는 최근 포괄적 가입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이를 넘어선 실질적 경제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한 셈입니다.


"이제는 효과적 연대 논의할 때"


SK그룹 최태원 회장 / 사진=SK이노베이션


최 회장은 "한·일 경제연대는 EU식 완전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일본에서도 최근 이런 연대에 동의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만큼 이제는 효과적인 논의를 시작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이 단순한 기업인의 제언을 넘어, 한·일 관계 개선 흐름과 맞물려 양국 경제 협력 논의에 불씨를 지필 수 있다고 평가합니다. 다만 정치·외교적 난관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실제 성사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