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6일(일)

"굽기만 했는데 땅콩버터향이 나요"... 알고 먹으면 신세계 펼쳐지는 '한우' 품종별 특징

황우·칡소·제주흑우, 입안 가득 다른 매력...'한우 잇(EAT)다' 시식회 현장


특별한 날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한우. 먹으면 왠지 기운이 솟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실제로 조선시대 문헌 '지봉유설(芝峰類說)'에는 한우가 단순한 음식이 아닌 '명약(名藥)'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는 당시 사람들이 소고기를 생명력과 장수를 더하는 치유제로 여겼음을 보여줍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또 하나 있습니다. 놀랍게도 우리가 흔히 부르는 '한우'는 한 가지 종류만 있는 게 아닙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바로 이 차이를 '맛'으로 풀어냈습니다.


사진=인사이트


24일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이하 한우자조금)는 서울 강남구 서경한우프라자 역삼점에서 '한우 잇(EAT)다: 토종 한우로 색다른 맛을 잇다' 미디어 시식회가 개최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2025년 한우 소비촉진 캠페인 '한우 잇(EAT)다: 모두를 잇다, 먹다, 즐기다'의 일환으로, 토종 한우 품종의 가치를 알리고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미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한기웅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한우는 하나의 품종으로만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여러 품종이 존재하며 각기 고유한 역사와 풍미를 지니고 있다"며 "한우는 우리 축산의 뿌리이자 고유한 유전 자원이다. 품종별 특성을 살린 다양한 홍보활동을 이어가 한우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소비 활성화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주흑우, 칡소, 황우 채끝살 / 사진=인사이트


품종별로 확연히 달랐던 맛의 세계


현장에서는 2025년 한우 명예홍보대사 김호윤 셰프가 황우, 칡소, 제주흑우 세 가지 품종의 채끝과 치마살을 직접 커팅하고 그릴링을 선보이며 품종별 특징을 설명했습니다. 


김 셰프는 "황우는 고소한 치즈 풍미와 땅콩버터 향을 느낄 수 있다"며 "굵은 지방이 녹을 때 터져 나오는 풍미가 일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제주 흑우는 진한 육색과 고소한 육즙이 강점"이라 소개했고, 칡소에 대해서는 "감칠맛과 깊은 육향으로 국물 요리에 적합하다"고 정리했습니다.


설명을 듣고 실제로 맛을 보니 같은 부위라도 품종에 따라 이렇게 풍미·식감·육즙 차이가 다르다는 게 놀라워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습니다. 


김호윤 셰프가 그릴링 시범을 보이고 있다. / 사진=인사이트


황우는 한입 베어 무는 순간 부드럽게 녹아내리며 고소한 향이 퍼졌습니다. 지방과 단백질의 균형이 뛰어나 씹을수록 은은한 육즙이 번져 가장 친근한 '한우 맛'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칡소는 황우와 달리 담백하고 탄탄한 매력이 돋보였습니다. 지방이 적어 깔끔한 풍미가 강했고, 결이 단단해 씹는 맛이 살아 있었습니다.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칡소의 개성에 크게 만족할 만했습니다.


제주흑우는 농밀하고 깊은 풍미로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한 점만으로도 진한 육향이 입안을 감싸 오래도록 여운이 이어졌고 육즙이 진득하게 살아 있어 '프리미엄 한우'라는 별칭이 실감나는 맛이었습니다.


치마살 / 사진=인사이트


이밖에도 "알고 먹으니 더 맛있었다", "품종마다 차이가 뚜렷해 흥미로웠다" 등의 현장 평가가 나왔습니다.


한우자조금은 이번 행사를 통해 토종 한우가 단순한 미식의 영역을 넘어 산업적 자원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황우, 칡소, 제주흑우는 모두 한국 고유 품종으로 각각의 특성을 인정하고 보존해야 한우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것입니다.


민경천 위원장은 "토종 한우는 우리 축산업의 뿌리이자 소중한 유전자원"이라며 "품종별 특성을 살린 홍보활동을 이어가 한우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소비 활성화를 이끌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인사이트


한우자조금, 한우산업의 버팀목


현재 한우는 1등급 이상 출현율이 약 75%에 달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 고유의 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중심에는 '한우자조금 제도'가 있습니다.


한우자조금은 한우 농가가 한우를 출하할 때마다 1두당 일정 금액을 납부하고 정부 보조금을 더해 운영되는 자조금으로, 소비 촉진과 수급 안정, 유통 투명화, 교육·연구 등 다양한 사업에 쓰이고 있습니다. 


한기웅 한우자조금 부위원장, 김호윤 셰프, 윤갑석 한우자조금 사무국장 (왼쪽부터) / 한우자조금


이를 통해 한우산업의 경쟁력 향상과 소비자 권익 보호를 도모하고 있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 확산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친환경 가치 홍보, 분뇨 자원화, 지역사회와의 상생, 청소년 친환경 교육 프로그램, 윤리·준법 교육 등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한우자조금의 손끝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