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의 신비로운 주민, 핑크빛 '울퉁불퉁한 꼼치' 새 종으로 인정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 약 4000m 심해에서 독특한 외형을 가진 물고기가 발견되어 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젤리처럼 부드러운 핑크빛 몸체와 동그란 머리, 그리고 마치 멍한 표정을 짓는 듯한 커다란 눈을 가진 이 생물은 '울퉁불퉁한 꼼치'(Bumpy Snailfish)로 불리며 최근 새로운 종으로 공식 인정받았습니다.
지난 12일 미국 몬터레이만 수족관연구소(MBARI)는 이 특이한 심해어가 새로운 어종으로 정식 등재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물고기는 마치 디지털 게임에서 튀어나온 듯한 독특한 외형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울퉁불퉁한 꼼치는 지난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의 3268m에서 4119m에 이르는 깊은 심해에서 MBARI의 원격 조종 잠수정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당시 이 꼼치 외에도 '어두운 꼼치'(Careproctus yanceyi)와 '매끈한 꼼치'(Paraliparis em) 등이 함께 발견되었습니다.
심해 생태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발견
MBARI 연구팀은 뉴욕주립대학교의 맥켄지 제링거 수생물학 부교수 연구팀과 협력하여 울퉁불퉁한 꼼치를 채집하고 상세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이 물고기는 'Careproctus colliculi'라는 학명을 부여받으며 새로운 종으로 공식 분류되었습니다.
연구진들은 이번 발견이 인류가 심해 생태계에 대해 아직 얼마나 많은 것을 모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심해는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생명체와 아름다운 적응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라며 "이번 발견은 호기심과 탐험 정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사례"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류학 및 파충류학'(Ichthyology and Herpetology)에 게재되었습니다.
꼼치류는 일반적으로 커다란 머리와 젤리 같은 부드러운 몸체, 그리고 가는 꼬리를 특징으로 합니다. 이들은 얕은 바다부터 심해까지 다양한 수심에서 서식하는 적응력이 뛰어난 어종입니다.
많은 꼼치 종들은 배 부분에 흡반(빨판)을 가지고 있어 해저면에 달라붙거나 심해 게와 같은 대형 해양 생물에 부착하여 이동하기도 합니다.
특히 얕은 바다에 사는 꼼치들은 바위나 해초에 달팽이처럼 몸을 웅크린 채 매달려 생활하는 독특한 생태를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