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무단결제 사건 용의자, "아파트 밀집 지역 노려라" 윗선 지시 받았다
KT무단결제 사건의 중국인 용의자가 경찰 조사에서 충격적인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용의자는 '윗선'으로부터 "아파트 단지가 많은 곳에서 범행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1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검거된 중국 국적의 남성 A씨는 펨토셀을 승합차에 싣고 수도권 일대를 돌며 KT가입자의 휴대전화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탈취했습니다.
펨토셀이란 가정이나 소규모 사무실을 위한 초소형·저전력의 이동통신 기지국을 말합니다.
A씨는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과 경찰 조사 과정에서 "윗선의 지시를 받고 범행했다"고 주장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펨토셀을 차에 싣고 아파트가 많이 있는 곳으로 가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해 집중된 광명시, 아파트 밀집지역 노린 범행 패턴 드러나
이번 사건에서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한 지역은 경기도 광명시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8월27일부터 9월18일까지 경찰에 접수된 총 200건의 피해 신고 중 118건이 광명에서 발생했으며, 주로 소하동 일대에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지역은 광명을 비롯해 서울 금천구, 경기 과천·부천, 인천 등입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T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동작·서초구,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등에서도 피해 사례가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KT가 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확보해 A씨의 범행 장소와 일치하는지 대조 작업을 진행할 방침입니다.
A씨는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면서 "생활이 어려워서 500만원을 받는 대가로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수사당국은 A씨가 언급한 '윗선'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이 신빙성 있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는 한편, 배후세력 존재 여부도 함께 파악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된 피의자 외 추가 공범 여부는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 및 소액결제 내역을 바탕으로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KT무단결제 사건'과 관련해 KT는 지난 6월부터 ARS 인증을 거친 소액결제 건을 전수 조사했습니다. 지난 18일 기준, KT가 발표한 소액결제 피해자 수는 362명이며 누적 피해금은 2억 4000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