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주 4.5일제' 총파업 예고... "고액 연봉자 투정 아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오는 26일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핵심 요구는 '주 4.5일제' 도입입니다.
노조는 "이는 고액 연봉자들의 투쟁이 아니라, 금융권에서 먼저 제도를 시행해 10년 내 국내 전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3년 만의 은행권 총파업... 38차례 교섭 결렬
21일 금융노조에 따르면 이달 1일 진행된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94.98%의 찬성률로 총파업이 확정됐습니다. 은행권 총파업은 지난 2022년 9월 16일 이후 약 3년 만입니다.
노조는 사용자 측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 주 4.5일 근무제 도입, 연봉 5% 인상, 신입사원 채용 확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했으나, 38차례 교섭에도 주요 요구사항은 수용되지 않았습니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지난 16일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주 4.5일제는 단순한 근로시간 단축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에게 재충전의 시간을 보장하고 여성 노동자의 경력 단절을 막을 제도"라며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금융권이 선도해야... 여성·저출생 문제 해법"
김 위원장은 이달 8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생산성 저하 없이 주 4.5일제를 도입할 수 있는 산업은 금융권뿐"이라며 "주 5일제가 금융권에서 먼저 도입돼 확산된 것처럼 이번에도 금융권이 마중물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평균 연봉 1억 원이 넘는 은행원들이 주 4.5일제를 앞장서 요구한다는 점에서 비판도 제기됩니다. 실제 올해 상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직원 평균 급여는 6350만 원으로, 삼성전자(6000만 원), 현대자동차(4500만 원) 등 주요 제조업체를 웃돌았습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주 4.5일제를 단순히 고액 연봉자들의 '배부른 소리'로 보지 말아달라"며 "금융 노동자의 60% 이상이 여성인 만큼 돌봄 부담 완화와 저출생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