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중화장실, 광고 시청 후 화장지 제공해 논란
중국의 공중화장실 등장한 새로운 시스템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화장지를 사용하기 위해 QR코드를 스캔하고 광고를 시청해야 하는 독특한 방식이 도입된 것인데요.
지난 14일 온라인 미디어 카라파이아(Karapaia)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화장지 낭비와 무단 반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2023년부터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공중화장실에 화장지가 구비되어 있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중국에서는 화장지 관리가 오랫동안 골칫거리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필요 이상의 양을 사용하거나 심지어 화장지 롤 자체를 가져가는 경우가 빈번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화장지 디스펜서(取紙機)가 개발되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QR코드를 스캔하고 광고를 시청한 후에야 화장지가 나오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광고 시청 시간은 기계에 따라 15초에서 길게는 1분까지 소요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광고를 보면 장소에 따라 60~80cm 정도의 화장지가 나옵니다.
더 발전된 형태로는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한 디스펜서도 있다고 합니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의 얼굴을 스캔하여 본인 확인 후 화장지를 제공하는 방식이었으나, 모자나 안경을 벗어야 하고 스캔 중에는 움직이지 않아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점차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급할 때는 돈을 내고 광고 스킵도 가능
화장실은 종종 긴급하게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구나 '급똥'이 마려울 수 있기에 이런 상황을 고려해 이 화장지 디스펜서에는 '단축키'도 마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QR코드를 통해 약 0.5위안(한화 약 100원)을 지불하면 광고 시청 없이 바로 화장지를 받을 수 있는 옵션이 제공됩니다.
즉, 무료로 사용하고 싶다면 광고를 보고, 급한 상황이라면 소액을 지불하는 방식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베이징시에서는 2018년 1월부터 시행된 '공공 화장실 운영 관리 규범'에 따라 공중화장실에서는 80cm 길이의 화장지를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화장지 낭비와 도난 문제로 인해 이러한 규정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됐습니다.
베이징의 천단공원 화장실에서는 이전에 오전 중에만 6롤의 화장지를 보충해야 했을 정도로 낭비가 심각했습니다. 이는 1시간에 1롤이 소비되는 속도였습니다.
'광고형 화장지 디스펜서'를 설치한 지금은 화장지 소비가 2시간에 1롤 정도로 줄어들어 관리가 수월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 중국법학회·소비자권익보호법연구회의 부비서장 첸인장은 "QR 코드로 화장지를 받는 것은 불편할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한 노인들을 위해서는 우리에게 친숙한 일반 화장지 디스펜서도 유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최근에는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개선된 화장지 디스펜서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손을 대기만 해도 약 80cm의 화장지가 나오는 '감응식 화장지 디스펜서'가 상업시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QR코드 방식도 간소화되어 스캔 후 버튼을 누르면 5초 이내에 화장지가 나오는 형태로 발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광고가 표시되기는 하지만 시청이 강제되지 않아 사용자의 불편함을 줄였다고 합니다.
결국 이 문제는 공공 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사용자 편의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대한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화장지 한 장을 사용하기 위해 광고를 봐야 하는 상황이 앞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볼 수 있게 될지, 아니면 중국만의 특별한 경험으로 남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