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 제도 폐지에 유족과 시민단체 강력 반발
고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MBC의 기상캐스터 제도 폐지를 중심으로 한 개편안 발표에 시민단체와 유족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번 결정이 "오씨를 두 번 죽이는 행위"라며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지난 15일 시민단체 '엔딩크레딧'과 '직장갑질119'는 마포구에 위치한 MBC 본사 앞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오요안나 씨를 추모하는 문화제를 개최했습니다.
추모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은 오씨의 영정 앞에 헌화하며 안형준 MBC 사장의 대국민 사과와 기상캐스터 정규직 전환을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기상캐스터 제도 폐지와 유족의 아픔
같은 날 MBC는 기존의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정규직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하는 개편안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족과 시민단체들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이들은 "오씨의 노동자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기상캐스터들이 공채 경쟁에서 떨어지면 해고당하는 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8일부터 MBC 본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오씨의 어머니 장연미 씨는 이날 추모제에서 "MBC는 프리랜서 계약을 했다는 이유로 (딸을)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해주지 않았고,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아무 때나 쓰고 버렸다"고 깊은 슬픔을 토로했습니다.
장 씨는 "제2의 요안나를 막기 위해 모든 노동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이날 오전 안형준 사장이 농성장을 방문해 단식 중단을 요청했지만, '제2의 오요안나가 생기지 않도록 방지책을 마련해달라'는 요구에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장 씨는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