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값 인상, 커피 가격 인상의 정당한 이유일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프랜차이즈 커피 업체들의 가격 인상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15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원두 가격 상승을 이유로 한 커피 가격 인상이 소비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협의회에 따르면 아메리카노 한 잔에서 원두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에 불과해 원두값 상승만으로 가격 인상을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소비자교육중앙회, 한국여성소비자연합, 한국YWCA연합회, 한국소비자연맹 등 12개 단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근 커피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 증가에 대응해 주요 프랜차이즈의 영업 실적과 원두 가격 변동을 조사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커피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 상승했는데,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7%)의 세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커피 한 잔의 진짜 원가는?
협의회의 조사 결과, 에스프레소 샷 한 잔에 사용되는 원두(약 10g)의 원가는 111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스타벅스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2샷)의 가격이 47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원두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4.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가 브랜드 아메리카노(1700∼1800원)의 경우에도 원두값 비중은 12.3∼13.1% 수준에 그쳤습니다.
협의회는 "커피값에는 컵·빨대 등 부재료, 임대료, 인건비, 판매관리비 등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협의회가 스타벅스, 메가MGC커피, 투썸플레이스, 컴포즈커피 등 최근 가격을 올린 브랜드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모두 이익을 유지하거나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6.5% 증가했고, 메가MGC커피도 4년간 평균 72.6%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투썸플레이스의 영업이익은 25.2% 증가했으며, 컴포즈커피는 재무정보 공시 대상이 될 만큼 외형이 커졌습니다.
협의회는 "이처럼 기업들이 양호한 실적을 내는 상황에서 소비자가격 인상의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브랜드 지속성과 소비자 신뢰를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가격정책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