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관광 위기, 바가지 논란과 여객선 중단으로 고립 위기
울릉도 관광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비계 삼겹살 논란과 끊임없는 바가지 요금으로 인해 관광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울릉도는 이제 크루즈 운항까지 줄줄이 중단되며 고립 위기에 놓였습니다.
15일 관광·여행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울릉군청 홈페이지에는 '여객선 문제 이유를 막론하고 정상화 돼야 한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되었습니다.
울릉도를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매년 감소하는 상황에서 최근 연이은 바가지 요금 논란이 관광객 감소로 이어지고, 여객선마저 운항이 중단되자 주민들이 신속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선 것입니다.
울릉도 주민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울릉군수님, 국회의원님, 도의원님, 울릉군 의원님들, 수산과장. 후포배 사라지고, 강릉배 곧 사라지고, 엘도라도 휴항 중이다"라며 "누구에 책임인가. 이러다 주민들 다 죽겠다"고 호소하며 빠른 조치를 요청했습니다.
여객선 운항 중단으로 섬 접근성 악화
울릉도는 최근 경북 울진 후포와 울릉을 연결하는 여객선이 선박 고장과 여객선사의 경영난으로 이달부터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울릉군의회와 울진군의회는 지난달 말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개최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9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는 올 4월부터 기관 고장으로 사실상 운항이 중단된 상태이며, 오는 29일부터 590t 규모의 썬라이즈호가 대체 투입될 예정입니다.
배상용 울릉군발전연구소장은 울릉군청 홈페이지에 '오늘부터 운항중단한, 썬플라워크루즈 사태를 지켜보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정부는 세월호 참사이후 파기한, 여객선 적치율을 재건해 여객선 신규노선 허가의 문턱을 다시 높이고, 기존 선사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한 "노선은 울릉군에서 소유하고 적정한 선사를 공모해서 경영을 위탁하고 적정선의 이윤을 보장해주는 여객선 준공영제의 시행이 모범답안"이라며 "여객선 수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하고, 선사의 이윤이 충족돼야 관광입도 울릉도가 완성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관광객 감소와 바가지 요금 논란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울릉군 자료에 따르면 울릉 관광객은 2022년 46만1375명에서 2023년 40만8204명, 작년에는 38만522명으로 줄었습니다. 바가지 요금 논란이 끊이지 않는 올해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져, 1~7월 누적 관광객 수는 20만9006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증가하면서 국내 주요 섬 관광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울릉도가 스스로 이러한 상황을 자초했다는 분석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현지의 바가지 요금으로 인한 높은 물가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최근 울릉도에서는 육지보다 리터당 300원 이상 비싼 기름값과 2배 이상 비싼 렌터카 사용료 등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중형 세단 승용차 24시간 대여 요금은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울릉 지역은 13만 원인 반면, 포항 지역은 7만 원, 제주 지역은 3만 5000원∼5만 원 수준입니다.
같은 섬 관광지인 제주와 비교해도 3~4배까지 비싼 가격입니다.
한 유튜버는 '울릉도는 원래 이런 곳인가요? 처음 갔는데 많이 당황스럽네요'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삼겹살을 먹으러 갔는데 비계가 절반"이라며 식당에서 제공된 고기를 보여주어 공분을 샀습니다.
또 다른 유튜버는 울릉군 북면의 한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서면에 위치한 식육식당으로 이동하는 영상을 공개했는데, 17km 거리에 예상 요금은 2만3000원이었으나, 도착 후 택시기사가 5만원이 넘는 요금을 요구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울릉도가 직면한 최근 상황에 대한 여론은 더욱 차갑습니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관광서비스 전반의 품질과 가격 문제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뜻을 밝힌다"고 전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