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인당 GDP 4만달러 돌파, 예상보다 멀어져
한국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 4만달러 돌파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더 멀어지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한국이 2029년에야 4만달러를 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는데요. 이는 이전 예측보다 상당히 늦춰진 시점입니다.
한국은 2016년에 1인당 GDP 3만달러 선을 돌파한 이후, 선진국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4만달러 진입도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이 3만달러 돌파 후 평균 6년 만에 4만달러를 달성했다는 점이 이러한 기대의 근거였습니다.
실제로 2018년 국회 예산정책처는 2023년에 한국이 4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으나, 현실은 예상과 달리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제성장 둔화와 환율 상승이 주요 원인
IMF는 지난 4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1인당 GDP가 향후 수년간 3~4%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며 2029년에 4만341달러로 4만달러 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3만4642달러, 내년 3만5880달러, 2027년 3만7367달러, 2028년 3만8850달러 등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IMF가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한국의 1인당 GDP 4만달러 돌파 시점을 2027년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2년이나 늦춘 것입니다.
IMF는 이러한 전망 수정의 배경으로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상승과 한국의 저성장 고착화 조짐을 꼽았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원화 가치가 하락하게 되어, 원화 기준 명목 GDP를 달러로 환산할 때 실제 금액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또한 IMF가 올해 7월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8%로 추가 하향 조정하면서, 1인당 GDP 증가 속도는 더욱 느려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도 영향
한국의 1인당 GDP가 장기간 4만달러에 도달하지 못하는 또 다른 중요한 요인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심각한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지적됩니다.
통계청은 한국이 3만달러 선을 넘은 2016년 당시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이 1.18명까지 하락한 후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23년에는 0.72명까지 추락했고, 작년에 겨우 0.75명으로 소폭 반등하는 데 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