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와 출판사 대표, 두 직업 사이에서
배우 박정민이 출판사 대표와 배우 중에서 배우 일이 더 재미있다고 솔직하게 밝혔습니다.
지난 14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 영화 '얼굴'로 출연한 박정민은 안나경 아나운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박정민은 "배우 일이 재밌다. 배우 일이 좀 더 사람을 많이 만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만약 자신의 자녀가 배우나 출판사 대표를 하겠다고 한다면 "다리몽둥이를 부러뜨릴 것"이라며 "너무 곤욕이니까.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가 이 고행을 또 한 번 겪겠다고 하면 답답할 것 같다"고 진솔한 심정을 전했습니다.
영화 '얼굴'과 연상호 감독과의 세 번째 호흡
박정민이 출연한 영화 '얼굴'은 도장을 파는 시각장애인 아버지와 함께 지내온 아들이 40년 만에 어머니의 죽음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연상호 감독과는 이번이 세 번째 작업이라고 합니다.
박정민은 "그분이 페르소나가 많다. 페르소나의 자리를 차지하려면 시키는 걸 다 해야 한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첫 영화 '염력' 촬영 당시 감독의 디렉션에 대해 "박 배우 여기서 '으으으' 이렇게 한 번만 해줘"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너무 수치스러웠다"고 회상했습니다. 하지만 "감독님이 만화가 출신이라 본인의 그림이 명확하다. 그래서 연기할 때 재밌다"고 덧붙였습니다.
역할에 몰입하기 위한 노력과 겸손한 자세
이번 영화를 위해 박정민은 도장 새기는 법을 배우고, 배우들에게 직접 도장을 새겨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과거에는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고, 래퍼 역할을 위해 작사까지 했던 그는 "부끄럽지만 기술을 연마하는 과정들이 역할에 조금 더 들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정민은 "저는 제가 재능이 뛰어나지 않다는 걸 잘 안다"며 "제가 못했던 순간들도 너무 많이, 오래 겪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재능에 대해 "시키는 걸 잘하는 거다. 고집이 별로 없는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영화 촬영에서는 "저의 생각보다 감독의 생각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겸손한 자세를 보였습니다.
배우로서의 고민과 앞으로의 바람
이병헌과의 '한국 대표 연기파 배우의 대결'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그런 말씀 말아 달라. 머리가 아프다. 그건 말이 안 된다"며 웃었습니다.
박정민은 이병헌을 "정말 좋아하는 선배님"이라고 표현하며, 그의 앞에서는 "항상 얼어붙는다"고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데뷔 15년 차가 된 박정민은 자신을 "욕심덩어리였던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사람이 어떻게 욕심이 없겠나. 순간순간 욕심이 치밀어 오르는데 아직도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배우로서 잘한 점과 후회되는 점에 대해서는 "둘 다 배우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이 일을 너무너무 좋아한다"면서도 "배우가 되어보니 연기 말고 신경 쓸 게 너무 많은 거다"라고 토로했습니다. 특히 "항상 올바른 사람이어야 한다는 강박을 갖게 되는 것이 두렵더라"고 고백했습니다.
앞으로의 바람에 대해 박정민은 "성공의 기준을 나부터 바꿔야 한다"며 "천천히 나도 도움을 받을 만한 작품들을 만나서 공들여 오랫동안 관객분들한테 작품을 소개해 드리고 싶은 바람"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