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성평등정책관에 "여성스런 가녀린 몸" 발언한 제주도의원... 업무 칭찬 부탁에 "더 웃어라"

제주도의원 성희롱 발언 논란


제주도의회에서 충격적인 성희롱 발언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여성 정책을 담당하는 공직자를 향해 외모 평가성 발언을 한 도의원의 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이 발언이 성평등을 담당하는 여성 정책관을 향해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이정엽 제주도의회 의원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정기록관


지난 10일 제442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에서 이정엽 국민의힘 의원(서귀포시 대륜동)은 이은영 제주도 성평등여성정책관에게 질의를 시작하며 "여성스러운 가녀린 몸을 갖고 항상 고생을 많이 하신다"고 말했습니다.


김만덕상 사업 추진과 관련한 보완 노력을 격려하는 맥락이었지만, 여성 공직자의 신체를 언급하는 부적절한 발언이었습니다.


이에 이 정책관은 "칭찬해 주셔서 고맙다"라면서도 "이왕이면 업무로 칭찬해 주시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정중하게 대응했습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웃으시면 더 좋을 텐데"라는 발언을 추가해 논란을 가중시켰습니다.


이은영 제주도 성평등여성정책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는 이정엽 제주도의회 의원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터넷방송 캡처


정책관의 대응과 의원의 사과


질의가 끝난 후 현길호 보건복지안전위원장이 "업무 외적인 질의 과정에서 표현 때문에 불편함이 있으시면 얘기를 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하자, 이 정책관은 "말씀하실 때 외모에 대한 평가보다는 업무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명확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의원은 "외모에 대한 질의를 한 부분에 대해서는 불쾌하셨다면 제가 정중하게 사과드리겠다"며 "앞으로 그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했습니다.


이어 그는 "존경을 표하는 차원에서 안타까운 마음에 말씀드렸다"고 해명했지만, 공식 회의 석상에서 여성의 신체를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은영 정책관은 "사과를 받아들이겠다"며 "다음에는 그러지 않으실 것이라고 믿고 다음을 기약하겠다"고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10일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정엽 제주도의회 의원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터넷방송 캡처


반복되는 부적절 발언, 공직자 의식 개선 필요


이번 사건은 공적인 자리에서 여전히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발언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특히 이정엽 의원은 과거에도 제주4·3과 관련해 '폭도', '성역화' 등의 표현을 사용해 물의를 빚은 바 있어, 공직자로서의 언행에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11일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 제주도당에 이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국민의힘 제주도당을 향해 "도민의 삶과 제주의 미래를 논의하는 공적인 자리에서 그릇된 성인지 감수성을 적나라하게 보인 이 의원을 강력 규탄한다"며 "제대로 된 사과와 조치 없이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도민의 매서운 회초리를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보당 제주도당 또한 이날 성명을 내고 도의회를 향해 이 의원을 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하고 징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