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3사관학교 총기 관리 실태 충격
육군3사관학교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이 군 내부의 총기 및 실탄 관리 체계의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2일 대구 수성못에서 육군3사관학교 소속 대위가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군 시스템 전반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습니다.
현장에서는 부대 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유서와 함께 K2 소총이 발견되었는데, 해당 총기는 숨진 대위 본인의 것이 아닌 3사관학교 생도가 사용하던 총이었습니다.
이 사실만으로도 총기 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지만, 육군 수사단 조사 결과 드러난 실상은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생도가 관리하는 무기고 열쇠, 허술한 보안 체계
지난 10일 MBC 보도에 따르면 육군3사관학교의 무기고와 총기함 열쇠는 이중 자물쇠가 달린 통합열쇠보관함에 보관되어야 하지만, 야간에는 이 보관함의 열쇠 2개를 모두 아직 임관도 하지 않은 당직 생도가 관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군 간부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에서 아직 정식 군인도 아닌 생도에게 무기고 열쇠를 맡긴 것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훈육장교를 맡고 있던 대위가 단순히 '열쇠를 달라'고 요구했을 때, 당직 생도가 별다른 의심 없이 열쇠를 넘겨주었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대위는 통합열쇠보관함을 열고 무기고와 총기함 열쇠까지 손에 넣어 K2 소총을 부대 밖으로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무기고 입구에는 원격 감시가 가능한 CCTV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이 역시 제 기능을 하지 못했습니다.
대위가 생도의 총기를 가방에 넣고 부대 밖으로 나가는 동안 어떠한 제지도 없었다는 사실은 CCTV 감시 체계가 형식적으로만 운영되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실탄 관리에 있어서도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육군 수사단이 3사관학교에 보관 중인 실탄과 탄피를 재집계한 결과, 실탄이 아닌 탄피 1발이 사라진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는 숨진 대위가 사용한 실탄의 출처를 아직 찾지 못했다는 점과 함께 고려할 때, 실탄을 다른 곳에서 빼돌렸거나 3사관학교의 실탄 집계 자체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총기 관리의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았음이 확인됐다"며 "군 간부 교육기관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와 함께 보완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3사관학교는 열쇠 관리를 야간에도 당직 간부가 관리하도록 규정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군 내 총기와 실탄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개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육군 수사단은 현재 실탄 반출 경위를 계속 수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