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대위, 유서에 '괴롭힘 명단' 남기고 숨져... 유가족, 14명 특정해 고소
대구 수성못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된 현역 육군 대위가 유서에 자신을 괴롭힌 인물들의 명단을 남긴 가운데, 유족이 해당 인물들을 상대로 고소에 나섰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일 숨진 육군 A대위 사건과 관련해 최근 유가족이 유서에 거론된 14명을 특정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유족은 고인이 반복적인 괴롭힘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습니다.
A대위는 육군 3사관학교에서 훈육 장교로 근무하던 중 지난 1일 밤 부대 무기고에서 K2 소총과 실탄을 들고 나온 뒤, 약 하루 만에 50㎞ 떨어진 대구 수성못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현장에는 총기와 함께 자필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공개 모욕·부당 지시 반복"
유서에는 상급자와 동료 등에게 장기간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고인은 평소에도 생도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모욕을 당하거나 근무 외 시간에 부당한 지시를 받아왔다고 주변에 토로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서에는 일부 간부들의 조문을 거부한다는 의사도 적혀 있었습니다. 실제로 사망 소식을 듣고 빈소를 찾았던 3사관학교장 등 간부들이 유가족의 요청으로 조문을 하지 못하고 돌아가야 했습니다.
경찰·군 당국 조사 착수
경찰은 유서에 적힌 인물들의 진술을 토대로 구체적인 괴롭힘 정황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군 당국도 부대 무기고에서 소총과 실탄이 외부로 반출된 경위에 대해 별도의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유서에서 특정 인물이 지목됐지만, 실제 행위 여부를 조사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