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오요안나 어머니, 비정규직 문제 해결 촉구 단식 돌입
MBC 기상캐스터로 활동하다 세상을 떠난 고(故) 오요안나의 어머니가 방송업계 비정규직 프리랜서 고용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오요안나의 어머니 장연미 씨는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불쌍하게 죽은 내 새끼의 뜻을 받아 단식을 시작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장 씨는 "1주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고 더 이상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해달라"며 호소했습니다.
특히 장 씨는 "오요안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방송 미디어 산업의 수많은 청년이 고통받고 있었다"면서 "요안나의 억울함을 풀고 떳떳한 엄마가 되려고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름 엔딩크레딧', '직장갑질119' 등 시민단체 42곳은 MBC 본사 앞에 고인의 영정이 놓인 분향소를 설치했으며, 장 씨는 이곳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이들 단체는 MBC 사장의 공식 사과와 기상캐스터의 정규직 전환 등을 주요 요구사항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과 프리랜서 신분의 사각지대
2021년 MBC에 입사한 고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유족은 올해 초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동료 기상캐스터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원고지 17장(약 2750자) 분량의 유서를 발견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며 오요안나에 대한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상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법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방송업계 비정규직 프리랜서들이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MBC는 해당 조사 결과에 따라 괴롭힘 행위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A씨와의 계약을 해지했지만, 괴롭힘 의혹에 거론된 다른 기상캐스터들과는 재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현재 유족은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여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