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2일(금)

"정유경 회장, 억울하겠다"... 증여세 때문에 500억 주식담보 대출에 시민들 반응

정유경 회장, 증여세 납부 위해 500억원 대출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증여세 납부를 위해 보유 주식을 담보로 500억원을 대출받았습니다. 기업 오너 일가의 세금 부담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 회장은 5일 한국증권금융에 신세계 주식 46만주(지분율 4.77%)를 담보로 맡기고 500억원을 빌렸습니다. 계약 만기는 내년 8월 29일까지입니다. 이와 별도로 정 회장은 용산세무서에도 지분 5.18%에 해당하는 50만주를 납세 담보로 제공했습니다.


사진=인사이트


앞서 정 회장은 지난 5월 어머니 이명희 총괄회장으로부터 신세계 지분 10.21%를 증여받아 지분율을 29.15%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이에 따른 증여세가 수천억 원에 달하면서, 일부는 이번 대출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연부연납(분할 납부) 방식으로 납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금 내기 위해 또 대출"... 시민들, 우려 제기


정 회장의 사례는 우리나라 상속·증여세 제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세금을 내기 위해 오히려 대출까지 받아야 하는 현실이 과연 정상인가"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시민은 "세금을 마련하려고 금융비용까지 추가로 부담하는 구조는 납세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시민은 "이런 상황이 결국 대기업 오너 일가를 편법·탈법으로 내몰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반면 일부에서는 "막대한 지분을 보유한 만큼 세금도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며 "지나친 제도 비판보다는 오히려 그간 재벌 일가가 누려온 혜택을 돌아봐야 한다"는 반론도 나옵니다.


지배구조 흔들리면 직원·협력사도 불안


전문가들은 이번 건을 단순한 개인의 세금 문제가 아니라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안정성과 연결된 사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막대한 세금 부담이 금융기관 의존으로 이어질 경우, 지배력이 불완전해지고 이는 곧 경영권 방어에 몰두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가 흔들리면 신규 투자나 고용 안정성이 위축될 수 있고, 특히 협력사들은 대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습니다.


상속·증여세 제도가 기업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 효과를 보여주는 상황이 이어지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