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신유본 대동여지도, 국립한글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어
국립한글박물관이 조선시대 지도 제작 기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신유본 대동여지도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지난 7일 한글박물관은 이인정 태인 회장(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이 올해 초 서울옥션에서 낙찰받은 대동여지도를 박물관에 기탁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기탁된 유물은 1861년(신유년)에 제작된 신유본 대동여지도로, 우리나라 고지도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동여지도는 1861년 처음 제작·간행되었으며, 일부 내용을 수정해 1864년에 다시 제작되었습니다.
이 지도는 당시 조선의 국토 전체를 남북 22단으로 구분하여 각 첩에 담았는데요. 모든 첩을 펼쳐서 위아래로 이어 붙이면 가로 3.3m, 세로 6.7m에 달하는 대형 지도가 됩니다.
백두대간을 비롯한 산줄기와 물줄기, 지형, 교통 등 국토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하나의 지도에 담아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큽니다.
국내외에 38건 확인된 희귀 문화재
국가유산청이 2023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동여지도는 국내외에 총 38건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성신여자대학교 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에 소장된 대동여지도는 각각 보물로 지정되어 있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원래 대동여지도는 휴대와 열람이 편리하도록 큰 종이를 여러 장으로 나눠 접을 수 있게 제작되었으나, 현재는 3점의 병풍 형태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 회장을 대신해 경매와 유물 기탁을 진행한 이상현 태인 대표는 "대동여지도에는 한반도의 여러 산맥과 그와 관련한 지리 정보가 포함돼 있어 가치가 크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기탁 이유에 대해 "조선시대 언어사나 방언, 즉 지역 언어를 조사·연구하거나 전시할 때 활용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글박물관은 이번에 기탁받은 대동여지도를 보관하며 향후 전시 등을 통해 일반에 공개할 계획입니다. 다만 실제로 박물관에서 이 귀중한 유물을 관람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한글박물관은 올해 2월 발생한 화재로 현재 휴관 중이며, 최근 정밀 안전 진단을 완료했습니다. 이르면 내년부터 복구공사에 착수하여 2028년 재개관할 예정입니다.
한편, 이 회장 가족은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유묵도 소장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2017년 경매를 통해 안 의사가 순국을 앞두고 굳은 의지를 담아 쓴 '일통청화공'(日通淸話公) 유묵을 낙찰받았으며, 그의 배우자인 구혜정 여사도 올해 '녹죽'(綠竹·푸른 대나무) 유묵의 낙찰자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