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딸이 있는 줄도 몰랐다"던 남자, 진술만으로 7년형 선고받은 사연... 그알이 추적한 진실

고소인 모른다던 피고소인, 7년형 받은 사건의 진실은?


지난 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나는 너를 모른다 - 진주 수양딸 성폭력 사건의 진실'이라는 부제로 미성년자 성폭력 사건으로 7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한 남성의 사연을 추적했습니다.


거제에서 선박 감독관으로 일하던 차명근 씨는 지난 2012년 진주의 대부업자 정 씨를 만나 사랑에 빠졌습니다. 두 사람은 7년 가까이 교제하며 동거도 했고, 차 씨는 정 씨의 노모까지 극진히 모셨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하지만 2022년, 정 씨의 수양딸 강 씨가 차 씨를 고소하면서 상황은 뒤바뀌었습니다. 강 씨는 자신이 중학교 2학년이던 2018년 차 씨에게 성추행과 유사 성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총 6차례 피해를 입었다는 강 씨는 차 씨의 폭력적인 성향 때문에 오랫동안 침묵했다며 뒤늦게 고소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차 씨는 "강 씨를 알지도 못한다"며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 진술과 목격자 증언, 두 사람을 알고 지냈다는 증인들의 등장으로 그는 결국 7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조작 정황 의심되는 증언들


방송은 판결 뒤 2년 만에 억울함을 호소한 차 씨의 사연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정 씨 모녀가 내세운 증인 대부분이 정 씨와 가까운 인물들이라는 점, 차 씨가 언급했다던 메시지가 실제로는 동명이인을 가리킨 것이라는 제보, 그리고 정 씨의 경호원조차 "대표님 부탁으로 진술서를 써줬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게다가 차 씨는 과거 정 씨를 상대로 거액의 사기 혐의 고소를 제기했었고 이후 담당 수사관의 뇌물 수수 정황까지 밝혀진 바 있어 '보복성 고소'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 과정에서 드러난 강 씨의 또 다른 무고 전력 역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강 씨는 과거 약혼자였던 박찬영 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지만,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며 결국 무고죄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습니다.


전문가 "재심 가능성 있다"


차 씨 사건은 피해자 진술과 증인들의 주장만으로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그러나 진술의 일관성이 무너지고 목격자의 근무 시기마저 엇갈리며 판결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재판부는 항소하지 않은 차 씨의 태도를 '자신 없음'으로 해석했을 것"이라면서도 "처음부터 수사가 부실했고 쉽게 기소·판결이 내려졌다. 재심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차 씨는 재심을 준비 중입니다. 방송은 "멈춰버린 그의 시간이 다시 희망의 시간으로 흐를 수 있을지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