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어쩔수가없다' 베니스국제영화제 수상 불발... 박찬욱 감독이 보인 반응

짐 자무시, 황금사자 품었다...박찬욱 감독은 빈손


미국 독립영화의 거장 짐 자무시(72) 감독이 베니스국제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처음으로 거머쥐었습니다. 반면 큰 기대를 모았던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는 끝내 빈손으로 귀국하게 됐습니다.


7일 오후(현지 시간)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폐막식을 열고 수상작들을 발표했습니다.


올해 황금사자상은 짐 자무시 감독의 신작 '파더 마더 시스터 브러더'에게 돌아갔습니다. 이 작품은 미국 북동부와 아일랜드 더블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성인이 된 자녀와 멀리 사는 부모의 세 가지 이야기를 그려냈습니다.



1984년 '천국보다 낯선'으로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린 자무시는 '다운 바이 로'(1986), '데드맨'(1995),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 살아남는다'(2013) 등으로 꾸준히 사랑받아왔지만 정작 세계 3대 영화제의 최고상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이번 수상이 그의 첫 기록입니다.


자무시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우리는 경쟁 때문에 영화를 만드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이 예상치 못한 영예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며 "공감과 유대감이 우리가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라고 믿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저희의 조용한 영화를 끝까지 감상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며 관객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박찬욱 '어쩔수가없다'는 고배..."관객 반응이 이미 큰 상"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은 튀니지 영화 '힌드의 목소리'가 받았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이스라엘군의 공격 속에서 친척을 잃고 차 안에 홀로 남겨진 6세 팔레스타인 소녀 힌드 라잡을 구하려는 적신월사 직원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실제 라잡의 통화 음성을 사용하고 당시 상황을 재현한 다큐드라마 형식으로, 상영회에서는 무려 21분간 기립박수를 받아 화제를 모았습니다. 브래드 피트, 호아킨 피닉스, 루니 마라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것도 관심을 더했습니다.


감독상은 미국 베니 사프디 감독의 '스매싱 머신'이 차지했습니다. 이종격투기 초창기 선수 마크 커의 삶을 다룬 영화입니다. 심사위원특별상은 이탈리아 다큐멘터리 '구름 아래'를 연출한 지안프랑코 로시 감독에게 돌아갔습니다.



남자배우상은 이탈리아 영화 '그레이스'의 토니 세빌로, 여자배우상은 중국 영화 '태양은 우리 모두에게 떠오른다'의 신즈레이가 각각 수상했습니다. 각본상은 프랑스 영화 '앳 워크'의 발레리 돈젤리 감독이 받았습니다.


한편 해외 언론의 뜨거운 호평을 받으며 유력 수상 후보로 꼽혔던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끝내 수상 소식을 전하지 못했습니다.


박 감독은 투자배급사 CJ ENM을 통해 "제가 만든 어떤 영화보다 관객 반응이 좋아 이미 큰 상을 받은 기분입니다"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