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시크릿, 트랜스젠더 엔젤 발탁
세계적인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의 엔젤(빅토리아 시크릿 쇼에 오르는 모델)이 된 트랜스젠더 모델 알렉스 콘사니의 근황이 화제입니다.
지난 3일(현지 시간) 알렉스 콘사니(Alex Consani, 22)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빅토리아 시크릿 촬영 현장의 비하인드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그는 "웃음이 멈추질 않아! 세상에서 가장 멋진 여자들과 최고의 팀과 함께 촬영할 기회를 얻게 되어 너무 행복해!"라는 소감과 함께 "정말 너무너무 감사해요!"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공개된 사진에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상징인 천사 날개를 착용한 콘사니의 모습과 함께 트랜스젠더 모델들이 사용하는 특별한 액세서리인 턱 키트(Tuck Kit)도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턱 키트 '는 트랜스젠더 중심 브랜드인 '언클러커블(Unclockable)'의 제품으로, 여성복을 입을 때 특정 부위가 부각되지 않도록 해주는 속옷이라고 합니다.
큰 키와 군살 없는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콘사니의 모습에 누리꾼들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고, 해당 게시물은 무려 101만 개가 넘는 '좋아요'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트랜스젠더 모델의 역사적인 순간
2003년생 모델 알렉스 콘사니는 2015년 1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최연소 트랜스젠더 모델로 데뷔했습니다.
그는 2023년 트랜스젠더 여성 최초로 브리티시 패션 어워즈에서 '올해의 모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2024년, 콘사니는 브라질 모델 발렌티나 삼파이우와 함께 빅토리아 시크릿 런웨이에 선 최초의 트랜스젠더 모델이 되었는데요.
이제 그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브랜드의 뮤즈 격인 '엔젤'로 공식 발탁되었습니다.
지난 2일 빅토리아 시크릿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2025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런웨이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여섯 명의 천사들"이라며 쇼에 서게 될 모델 6명을 소개했습니다.
여기에는 모델 릴리 앨드리지(Lily Aldridge, 39), 조안 스몰스(Joan Smalls, 37), 아드리아나 리마(Adriana Lima, 44), 유미 누(Yumi Nu, 28), 아녹 야이(Anok Yai, 27), 그리고 알렉스 콘사니가 포함됐습니다.
트랜스젠더 모델인 알렉스 콘사니 뿐만 아니라 유미 누 또한 일본계 네덜란드인 플러스 사이즈 모델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포용성 확대 노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2018년, 브랜드의 전 최고 마케팅 책임자였던 에드 라젝(Ed Razek)이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트랜스젠더 모델 캐스팅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라젝은 "트랜스젠더는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 맞지 않는다. 트랜스젠더 모델은 빅토리아 시크릿이 보여주는 '판타지'의 본보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는데요.
이 발언 이후 브랜드는 입장을 바꿔 트랜스젠더 모델을 고려하겠다고 밝혔고, 2019년 발렌티나 삼파이우가 빅토리아 시크릿의 브랜드 VS 핑크와 함께 촬영한 최초의 트랜스젠더 모델이 되었습니다.
이후 에미라 디스페인, 에둔 소디포, 허니 디종, 세발 오마르 등 여러 트랜스젠더 여성이 빅토리아 시크릿과 작업했으며, 이제 알렉스 콘사니가 '엔젤'로 발탁되면서 브랜드의 포용성이 한층 더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편, 2025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는 오는 10월 15일 뉴욕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