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2일(금)

성수역, 이제 '무신사역' 될 듯... 성수동은 '무신사 타운' 된다

성수역, 무신사역으로 바뀔 가능성 높아져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이 곧 '무신사역'으로 불릴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4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진행된 역명병기 유상판매 사업에서 무신사가 성수역에 단독 응찰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경쟁 입찰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유찰 대상이지만 코로나19 기간 한시적으로 마련된 지방계약법 시행령 특례가 올해 12월까지 연장된 상태입니다. 


다만 공사 측은 재공고 없이 곧바로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거나 재입찰을 붙이는 방안을 놓고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 = 인사이트


CJ올리브영의 포기, 무신사의 기회


성수역 역명병기 사업은 지난해에도 큰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당시 CJ올리브영이 감정가의 3배에 달하는 10억 원이라는 고액을 제시하며 낙찰받았으나, 불과 3개월 만에 1억 8000만 원의 위약금을 내고 포기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본사 거점을 성수에서 서울역 중심으로 옮긴 전략 변화가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리브영은 이후 서울역과 연결된 KDB생명타워를 6000억 원대에 인수하며 본사 거점을 확정했습니다.


사진=인사이트


반면 무신사는 성수동을 브랜드의 핵심 거점으로 삼아 꾸준히 투자해왔습니다. 2023년 '무신사 스탠다드 성수' 매장을 시작으로, 2024년에는 성수의 대표 문화공간인 대림창고를 활용한 편집숍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를 오픈했습니다. 


여기에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를 확장한 '이구홈 성수', 키즈 패션 전문 매장인 '이구키즈 성수'까지 선보이며 성수동 내 브랜드 존재감을 강화했습니다.


무신사의 '성수 타운' 완성 전략


무신사의 성수동 투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총 2,000평 규모의 초대형 매장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개장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사진제공 = 무신사


현재 성수동에는 무신사 본사를 포함해 11개 매장과 3곳의 사무실이 운영 중이며, 약 1,8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역명병기 사업은 단순한 광고 효과를 넘어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지하철역 이름 옆에 기업 명칭을 붙이는 이 제도는 역 반경 1km 이내 기업만 참여할 수 있으며 낙찰 시 기본 3년, 한 차례 연장 시 최대 6년 동안 역명판과 출입구, 전동차 노선도, 안내방송 등 8종에 기업명이 노출됩니다.


무신사가 성수역 역명을 확보하면 성수는 곧 '무신사'라는 이미지는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로벌 확장과 IPO를 향한 발걸음


사진=무신사


무신사의 이번 행보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으로도 해석됩니다.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7% 증가한 3,777억 원, 영업이익은 22.6% 증가한 413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2분기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또한 무신사는 최근 중국 최대 스포츠웨어 그룹인 안타 스포츠와 합작법인 '무신사 차이나'를 설립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연내 중국과 일본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싱가포르와 태국, 중동 등으로 진출 영역을 넓힐 계획입니다.


2030년까지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입니다.


성수역이 무신사역으로 바뀌는 것은 단순한 역명 변경을 넘어 한국 패션 플랫폼의 글로벌 도약을 상징하는 의미 있는 변화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트렌디한 MZ세대와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성수동에서 무신사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