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1일(목)

상하이에서 '1일 1음료' 하던 밀크티 브랜드 패왕차희, 인재 영입으로 한국 진출 속도

패왕차희, CJ·맥도날드 출신 CMO 영입...한국 맞춤 전략 가동


중국에 여행 간다면 '1일 1음료'를 해야 한다는 후기가 폭발한 밀크티 브랜드 패왕차희(霸王茶姬·CHAGEE)가 한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먼저 패왕차희는 지난 3월 한국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습니다. 이후 7월 '차지코리아 유한회사'라는 이름으로 한국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법인 등기상 본점은 서울 종로구 관철동이며, 대표이사는 1983년생 중국인 푸시(Fu Xi)로 기재됐습니다.


Instagram 'chagee.kr'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전문 인력도 영입했습니다. 뉴스1에 따르면 패왕차희는 최근 CJ제일제당, 맥도날드, 유니레버 등 글로벌 소비재 기업 출신 김정희 총괄을 한국 CMO로 선임했습니다.


김 CMO는 국내 소비자 성향에 맞춘 전략 수립과 파트너십 체결 등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이르면 올해 하반기 1호점 오픈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넘어선 성장... 글로벌 6700개 매장 운영


패왕차희는 지난 2017년, 장쥔제(张俊杰, 30) 창업자가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시작한 밀크티 전문점으로, 고급 찻잎을 활용해 차의 깊은 풍미를 살리면서도 우유, 과일, 치즈 등을 더한 '신차 음료' 콘셉트로 차별화에 성공했습니다.


Instagram 'chagee'


여기에 세련된 패키지와 SNS 마케팅을 더해 중국 MZ세대의 '1일 1음료'를 이끌며 전국적인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한국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나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기에 힘입어 불과 7년 만에 해외까지 진출했고, 현재는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미국 등에서 6,7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장쥔제 창업자는 10세에 부모를 모두 여의고, 7년간 노숙 생활하다 18살이 돼서야 글을 읽고 쓰는 법을 배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간 승리'의 표본이 된 그는 지난해 5월 진행된 '동양 차 혁신 포럼'에서 "6년 전 스타벅스를 벤치마킹했는데, 이제는 매출로 스타벅스를 능가하는 것이 목표"라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매출은 약 1조921억 원으로, 같은 기간 스타벅스 중국 매출을 넘어섰습니다.


장쥔제(张俊杰, 30) 창업자 / 차지


또한 올해 4월 미국 나스닥 증시에 상장해 4억달러(한화 약 5700억원)를 조달했습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41억 달러(약 5조 원)에 달하며 장쥔제 회장의 개인 자산은 21억 달러(한화 약 3조원)로 불어나 돈방석에 앉게 됐습니다.


헤이티·하이디라오 잇는 중국 브랜드 대세화 흐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중국산'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외면받던 브랜드들이 한국 외식 시장의 중심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에 들어온 밀크티 브랜드 헤이티는 홍대와 강남 등 주요 상권에서 이미 자리를 잡았고, 중국 내 1위로 꼽히는 미쉐 역시 대학가를 중심으로 10곳이 넘는 매장을 운영하며 세를 넓히고 있습니다.


특히 하이디라오는 지난해 단 8개 매장으로 780억 원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제주와 대구 등 전국으로 확장하며 매출 1000억 원 돌파가 유력합니다.


한국에서 낯설게 여겨지던 중국 본토식이 이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외식 업종별 매출 순위에서 중식이 처음으로 일식·한식·양식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Instagram 'chagee'


업계 관계자는 "중국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며 단순한 '중국산'이 아닌 '새로운 트렌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