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관 회장의 자수서 공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씨에게 이른바 '나토 순방 목걸이'를 건넨 의혹을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한 가운데 이 회장의 자수서가 공개됐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 2일 오전 9시 58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위치한 특검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등장한 이 회장은 "김건희 씨에게 6,200만 원짜리 목걸이를 직접 줬나", "목걸이 선물과 사위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의 신사 청탁이 연관 있나"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들어갔습니다.
이 회장은 2022년 3월 김건희 씨에게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고가의 장신구를 선물하며 맏사위인 검사 출신 박성근 변호사가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는 취지의 인사 청탁을 했다고 특검팀에 자수한 인물입니다.
이날 JTBC는 단독 입수한 이 회장의 자수서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지난달 11일 특검팀에 제출한 8장 분량의 자수서에는 이 회장이 김건희 여사에게 건넨 고가 귀금속의 전달 시점과 이유, 그리고 당시 상황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자수서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22년 3월 한 식당에서 김건희 여사를 만나 "국가조찬기도회에 대통령 부부가 참석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6천만 원 상당의 반클리프 목걸이를 선물했습니다.
이 회장은 "목걸이를 건네자, 김건희 씨가 '괜찮은 액세서리가 없었는데 너무 고맙다'고 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친분 형성을 위한 추가 선물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이런 김씨의 반응을 듣고 "액세서리가 없다고 해 다른 명품도 선물해서 친분을 만들어야 한단 욕심이 생겼다"고 고백했습니다.
또한 "김건희 씨가 목걸이를 돌려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서 친분이 깊어졌다고 생각했다"고 적었습니다.
첫 만남 이후 한 달 뒤인 2022년 4월, 이 회장은 김건희 여사를 다시 만나 티파니 브로치와 그라프 귀걸이를 추가로 선물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사위인 박성근 변호사의 인사 청탁도 함께 했다고 자수서에 기록했습니다.
김씨는 회장으로부터 받은 귀금속 3종을 2022년 6월 나토 순방 당시 공식 석상에서 착용했습니다.
이 회장의 자수서에 따르면 김씨가 귀금속을 돌려준 시점은 2023년 말에서 2024년 초로, 이는 디올백 논란이 크게 불거진 시기와 일치합니다.
당시 김씨는 "빌린 물건을 돌려드린다"며 목걸이와 브로치만 반환했고, 그라프 귀걸이는 반환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돌려주려면 다 돌려주지 왜 2개만 돌려주나 생각했다"고 적었습니다.
특검은 이봉관 회장과 박성근 변호사를 소환해 자수서 내용을 토대로 귀금속 전달 경위와 인사 청탁 과정을 확인했습니다.
관련자 조사가 마무리되면 김씨를 상대로 귀금속을 받은 경위를 확인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