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300만 관객 돌파하며 흥행 질주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하 '무한성편')이 늦여름 박스오피스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흥행 독주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2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자료에 따르면 '무한성편'의 누적 관객 수는 전날(1일)까지 324만 2,000여 명을 기록했으며, 누적 매출액은 35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무한성편'은 '좀비딸'의 흥행으로 되살아난 극장가의 활기를 이어받아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개봉 10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는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순위에서도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301만)의 기록을 넘어서며 4위 자리를 확보한 것이며, 현재 추세라면 3위인 '너의 이름은'(2017·393만)도 곧 추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무한성편'의 흥행 비결과 관객층 확대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무한성편'의 초기 흥행은 충실한 마니아층이 주도했지만, 이후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관람하는 '가족 영화'로 자리 잡으면서 당분간 흥행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평범한 소년이 가족의 죽음을 겪고 성장해가는 모습이 우정과 노력, 승리의 키워드로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이것이 관객층 확대의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무한성편'은 혈귀의 우두머리인 키부츠지 무잔이 귀살대원들을 혈귀의 본거지 '무한성'으로 끌어들이며 대전을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귀멸의 칼날' 최종화의 시작에 걸맞게 주요 인물들의 얽힌 관계가 자세하게 묘사된다는 점이 기존 원작팬들을 끌어모으는 핵심 요인이 되었습니다.
혈귀가 되어 나타난 사형과 젠이츠의 엇갈린 운명, 렌고쿠의 복수에 나선 주인공 탄지로와 상현 3 도깨비인 아카자의 결전 등은 앞선 시리즈와 영화에서 쌓아 온 서사가 절정을 맞이하는 순간으로 그려집니다.
귀살대와 혈귀 간 싸움이 단순한 선과 악의 대결을 뛰어넘어 복잡한 인간의 내면을 보여준다는 점도 캐릭터의 매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별관 상영과 굿즈 마케팅으로 N차 관람 유도
'무한성편'은 155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다 담기지 못한 주요 인물들의 뒷이야기에 대해 일부 원작 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반 관객들에게 설명해주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입체적으로 묘사된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특히 렌고쿠의 원수로 '악'의 편에 서 있던 아카자의 경우 인간 시절 서사가 드러나면서 주인공 탄지로보다 더 큰 공감과 응원을 받기도 합니다.
각 캐릭터의 특성을 살린 기념품 '굿즈'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캐릭터 미니어처나 주요 무기인 '일륜도'로 만든 키링, 엽서 세트, 포스터 등 굿즈 패키지는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으며,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팝업 스토어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상영 주차별, 영화관별로 다른 굿즈를 제공한다는 점도 'N차 관람'을 유도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한 극장 관계자는 "워낙 원작 팬덤이 크고 마니아층이 두텁다 보니 극장 특색에 맞는 굿즈들도 흥행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상현 혈귀 나키메의 혈귀술로 만들어진 '무한성'의 공간감이 큰 스크린에 구현된 것도 극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입니다.
'무한성편'은 IMAX와 4DX, 수퍼플렉스, MX4D, 돌비시네마, 광음시네마 등 각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특별관 포맷에서 상영 중이며, '물의 호흡', '불의 호흡' 등 귀살대원이 내뱉는 숨결과 캐릭터에 따라 다른 악기가 사용되는 음향 효과, 전투 장면의 긴장감은 극장에서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CGV 관계자는 "'무한성편' 관객 중 30%가량이 특별관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특히 4DX의 경우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객석률(좌석 판매 비율)이 90% 이상으로 굉장히 높은 비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무한성편'은 '무한열차편' 이후 4년 만에 나온 정식 극장판으로, 개봉 전부터 사전 예매량 92만 장으로 올해 최고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2021년 처음 나온 극장판인 '무한열차편'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누르고 일본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한 바 있어, '무한성편'이 2023년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돌풍을 일으킨 '스즈메의 문단속'(558만·1위)과 '더 퍼스트 슬램덩크'(490만·2위)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