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앞에서 외친 포항시장의 절박한 목소리
이강덕 포항시장이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철강관세 인하를 호소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2일 포항시에 따르면 이 시장을 비롯한 포항시 대표단은 1일(현지 시간) 오전 백악관 앞에서 한국 철강산업의 어려움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이 시장은 'PLEASE STOP IMPOSING STEEL TARIFFS ON YOUR ALLY REPUBLIC OF KOREA(동맹국인 한국에 대한 철강 관세 부과를 멈춰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날 캠페인에는 미국 버지니아한인회 관계자와 포항시 공무원 등이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경북 포항시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 건설투자 침체, 미국의 50% 철강 관세 부과까지 겹치면서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이러한 복합적 위기 상황에서 포항시 대표단은 미국 현지에서 직접 목소리를 높이는 행동에 나선 것입니다.
지난달 2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포항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지만, 이 시장은 "이 조치만으로는 복합 위기를 해소하기에 부족하다"며 "국내 철강산업 심장부인 포항은 지금 관세 폭탄으로 산업 기반이 붕괴할 위기에 놓였다"고 호소했습니다.
실제로 포항 지역 일부 공장은 이미 가동을 중단하거나 축소했고, 협력업체들은 매출 급감과 고용 축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역경제의 근간이 흔들리면서 고용 불안과 인구 유출, 나아가 지역 소멸의 우려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치로 드러난 철강 수출 타격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2억 8,341만 달러(한화 약 3,925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7월의 3억 8,255만 달러보다 25.9% 감소한 수치로, 2023년 1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입니다.
수출액 기준으로는 2021년 3월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급격한 수출 감소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3월부터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 상품에 25% 품목 관세를 부과하고, 6월에는 이를 50%까지 올린 영향이 직접적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이 시장은 "한국 철강산업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핵심 산업인데 동맹국에 50%란 살인적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영국처럼 최소 25% 수준으로 조정하거나 제한적 쿼터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에서 철강 분야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철강 문제가 양국 간 주요 의제로 다뤄져야 함을 역설했습니다.
또한 포항시 대표단은 2일 오전 워싱턴에 있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무역관을 방문해 철강 관세 대응 및 지역 우수기업 판로 확대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시장은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나선 오늘, 이 호소가 한미 간 신뢰와 협력을 토대로 국제사회의 호혜적 무역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김덕만 버지니아한인회 회장도 "버지니아한인회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포항시와 함께 한국 철강산업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