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3년 만에 찾아오는 개기월식... 오는 8일 '이 시간'에 볼 수 있습니다

3년 만에 찾아오는 '블러드문' 개기월식, 8일 새벽 한국 전역에서 관측 가능


오는 8일 새벽, 한국 전역에서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 현상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이번 개기월식은 2022년 11월 8일 이후 약 3년 만에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천문 현상입니다.


개기월식은 태양-지구-달이 일직선상에 놓이면서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완전히 가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유럽우주국 제공


보름달과 개기월식은 모두 세 천체가 일직선으로 배열될 때 발생하지만, 달의 공전 궤도가 지구 공전궤도면에서 약 5도 기울어져 있어 대부분의 보름달은 지구 그림자를 피해 지나갑니다.


개기월식은 달이 지구 그림자 안으로 정확히 들어갈 때만 발생하는 특별한 천문 현상입니다.


붉게 물드는 달, '블러드문' 현상의 과학적 원리


개기월식 동안에는 달이 붉은색으로 보이는 '블러드문'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 현상은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려져 직접적인 햇빛을 받지 못하지만, 지구 대기를 통과한 햇빛이 굴절되어 달에 도달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이 과정에서 파장이 짧은 푸른빛은 대기 중에 산란되고, 파장이 긴 붉은빛만 남아 달을 붉게 물들이게 됩니다.


한국천문우주과학관협회 제공


이번 개기월식은 8일 새벽 2시 30분에 시작해 3시 53분에 끝나며, 총 1시간 23분 동안 진행됩니다. 달이 가장 둥근 모양을 보이는 시간은 개기월식이 시작되고 39분이 지난 오전 3시 9분입니다.


개기월식에 앞서 부분월식은 새벽 1시 26분부터 시작되며, 달이 지구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시간은 오전 4시 56분입니다.


전 세계 관측 가능 지역과 국내 관측 행사


이번 개기월식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 오스트레일리아, 동아프리카, 동유럽 일부 지역에서 전 과정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한국천문우주과학관협회는 8일 새벽 1시부터 5시까지 대전시민천문대를 비롯한 15개 천문과학관에서 개기월식 동시 관측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만, 기상청이 7~8일 구름이 많을 것으로 예보하고 있어 날씨가 관측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기월식 / 한국천문연구원


역사적으로 개기월식은 중요한 순간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1504년에는 콜럼버스가 자메이카 해안에서 좌초된 상황에서 개기월식 예측 정보를 활용해 원주민들로부터 식량을 구했던 일화가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지난 3월에는 500여 년 전 콜럼버스가 목격했던 것과 거의 동일한 경로로 달이 지구 그림자를 통과하는 개기월식이 북미 대륙에서 관측되었습니다.


개기월식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1~2회 발생하며, 한 장소에서는 평균 2.5년에 한 번 볼 수 있습니다. 다음 개기월식은 2026년 3월 3일에 있을 예정이나, 한국에서는 달이 떠오를 때 일부만 관측 가능합니다.


한국에서 전체 과정을 볼 수 있는 다음 개기월식은 2029년 1월 1일 새벽에 발생하며, 새벽 1시 16분에 시작해 1시간 12분 동안 지속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