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알고리즘의 힘, 하루 만에 1위 등극 현상
극장 흥행에 실패했거나 흥행 가능성이 낮은 영화들이 넷플릭스 플랫폼에서 공개 직후 1위에 오르는 현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넷플릭스 신작 영화 '고백의 역사'가 공개된 지 단 하루 만에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제치고 1위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29일 처음 공개된 '고백의 역사'는 30일 기준 '한국 톱10 영화'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했으며, 평점도 9.67로 매우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 작품은 대규모 제작비나 화려한 볼거리 없이 1998년 부산을 배경으로 한 청춘 로맨스를 그린 저예산 영화입니다.
이처럼 단순한 스토리의 국내 영화가 글로벌 콘텐츠들과의 경쟁에서 하루 만에 1위를 차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알고리즘과 접근성의 승리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넷플릭스의 강력한 알고리즘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넷플릭스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콘텐츠 시청의 진입장벽이 매우 낮습니다.
특히 넷플릭스는 사용자의 취향을 분석해 로맨스 장르를 선호하는 시청자에게 해당 영화를 집중적으로 노출시키는 알고리즘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순위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극장에서 개봉했다면 하이틴 로맨스라는 장르적 특성으로 흥행이 쉽지 않았을 작품도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단숨에 정상을 차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고백의 역사'만의 사례가 아닙니다.
마동석이 주연한 액션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도 극장가에서는 "너무 심했다", "올해 최악의 영화 후보" 등 혹평을 받으며 흥행에 실패했지만, 넷플릭스에서는 알고리즘의 힘을 바탕으로 1위까지 올라가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극장 실패, 넷플릭스 역주행' 현상의 확산
이처럼 '극장 실패, 넷플릭스 역주행' 현상이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극장에서 비용과 시간을 들여 볼 만한 가치가 있는지 고민해야 했던 작품들이 집에서 클릭 한 번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로 전환되면서, 넷플릭스에서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OTT 월 구독료가 영화 한 편의 티켓값과 비슷한 수준인 점이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영화관에 한 번 방문하면 영화표와 간식 비용을 합쳐 1인당 평균 3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반면, 같은 비용으로 넷플릭스에서 한 달 동안 다양한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흥행에 실패한 영화들이 넷플릭스 입점을 위해 줄을 서고 있습니다.
강력한 알고리즘을 갖춘 넷플릭스 플랫폼에서 새롭게 조명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올해 상반기 극장 관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감소하는 등 넷플릭스로 인한 관람객 이탈 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