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동맥 고혈압, 암보다 생존율 낮은 '순환기계의 암'
국내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1.8%(2023년 기준)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암 환자 5년 생존율 73%보다 낮은 수치로, 폐동맥 고혈압이 암보다 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질환에 대한 인식 제고와 함께 환자들이 필요한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폐동맥 고혈압으로 치료받은 환자 수는 2020년 3,175명에서 지난해 3,852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의료계에서는 인구의 약 1%가 이 질환을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국내 인구를 고려하면 약 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실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는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해, 많은 환자들이 진단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폐동맥 고혈압의 위험성과 증상
폐동맥 고혈압은 폐소동맥이 서서히 막히는 질환으로, 돌연사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폐동맥 고혈압으로 사망하는 환자 중 돌연사 비율은 26%에 이르며, 국내 5년 생존율을 고려하면 환자 10명 중 3명은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순환기계의 암'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질환은 주로 40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며, 심장의 우심실 기능 저하로 인해 소화 기능 저하나 다리 부종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40대 여성이 특별한 이유 없이 지속적인 호흡곤란이나 다리 부종을 경험한다면, 폐동맥 고혈압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은 호흡곤란입니다. 숨이 차서 15m 정도의 횡단보도도 신호 내에 건너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환자들은 이러한 고통을 '항상 물고문을 당하는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일상적인 집안일조차 이들에게는 고강도 운동과 같은 부담이 됩니다. 또한 피로감이나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습니다.
치료 현황과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
폐동맥 고혈압으로 진단받으면 약물 치료를 시작하게 되며, 약물 치료로 효과가 없을 경우 폐 이식까지 고려하게 됩니다.
1980년대에는 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과 늦은 진단으로 국내 환자 생존율이 34%에 불과했습니다.
최근에는 생존율이 크게 향상되었지만, 여전히 일본(96%), 대만(78%) 등에 비해 낮은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은 환자 치료를 위해 효과적인 신약의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