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9년 만에 태풍 없는 여름이었는데... 9월 강력한 '가을 태풍' 올 듯

기록적 폭염과 태풍 없는 여름, 9월은 달라질 수 있어


올해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태풍들이 한반도를 비껴가는 특이한 기상 패턴을 보였습니다.


지난 2016년 이후 9년 만에 태풍의 영향을 받지 않는 여름철로 기록됐는데요. 이러한 현상의 원인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올여름 한반도는 한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극한 폭염과 밤에는 30도를 웃도는 초열대야 현상으로 말 그대로 펄펄 끓었습니다. 기상 통계에 따르면 올여름 전국 평균 최고 기온은 30.7도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이러한 기록적인 더위는 대기 중층의 북태평양 고기압과 상층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 겹쳐지면서 뜨거운 공기가 두 겹으로 쌓인 결과였습니다.


태풍의 경로를 바꾼 이중 폭염 고기압


이렇게 장벽처럼 발달한 이중 폭염 고기압은 태풍의 경로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반적으로 한반도는 6~8월 사이에 평균 1~2개의 태풍 영향을 받는 것이 정상적인 패턴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강력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태풍들이 줄줄이 중국과 일본 쪽으로 밀려나면서 한반도 근처에도 접근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지난 2016년 이후 9년 만에 여름철 태풍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특이한 기상 현상이 기록됐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태풍의 부재는 폭염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열대야 현상도 더욱 심화시켰습니다.


하지만 9월부터는 기상 상황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28일 연합뉴스TV의 보도에 따르면 폭염을 유발했던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서히 수축하면서 '태풍의 길'이 한반도 쪽으로 열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특히 우려되는 점은 올해의 폭염에 태평양 10년 변동 주기까지 겹치면서 한반도 주변 바다 온도가 평년보다 2~3도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만약 태풍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한다면,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접근할 수 있는 조건이 이미 갖춰져 있다는 의미입니다.


문일주 제주대학교 태풍연구센터 교수는 연합뉴스TV에 "우리나라 주변의 해수면 온도가 상당히 중요하다. 높아진 해수면 온도는 태풍을 강화시켜서 가을철에도 강한 태풍들이 우리나라를 내습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역사적으로 매미, 힌남노, 차바와 같이 한반도에 큰 피해를 입힌 강력한 태풍들이 주로 가을에 북상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가 반복된 극한의 여름이 지나갔지만, 9월에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