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사비기 사찰 유물과 성토층 발견
충청남도 부여군에서 백제 사비기(538∼660)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찰 관련 유물과 성토층이 발견되었습니다.
28일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부여군과 공동으로 지난 6∼7월 부여군 부여읍 쌍북리 일대에서 '부여 관북리유적 18차 유구분포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약 1m 높이로 흙을 켜켜이 쌓은 성토층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성토층은 자연 지반 위에 인공적으로 흙을 쌓아올려 조성한 지반을 의미합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발견된 성토층이 당시 왕궁과 같은 중요 건축물에 사용되던 전형적인 백제 수평성토 판축기법이 적용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해당 지역에 중요한 건축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수평성토는 지표면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흙을 일정한 높이로 고르게 쌓는 방식이며, 판축기법은 나무틀을 제작한 후 그 안에 흙을 여러 차례에 걸쳐 단단하게 다져 쌓는 고대 건축 기술입니다.
백제 불교 미술의 새로운 발견
조사지역 남쪽과 부여여자고등학교 동편에서는 불에 탄 기와 조각들과 함께 다양한 불교 유물이 출토되었습니다.
특히 부처의 몸에서 나오는 빛을 형상화한 '광배', 불상이나 광배 등에 작게 표현된 부처인 '화불', 그리고 옷자락 모양으로 추정되는 소조상(흙으로 빚은 인물상) 조각들이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광배의 화염문(火焰文·불꽃무늬) 테두리에 금니(金泥·금박가루를 아교풀에 갠 것)가 사용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불상 또는 보살상의 옷자락에는 안료를 사용해 채색한 흔적도 확인되었습니다. 삼국시대 소조상에서 금니가 사용된 것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발견을 통해 해당 지역에 사찰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발견은 당시 쌍북리 일대에서 이루어진 소조상 제작 기술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이번 조사 결과를 기초자료로 활용하여 내년 5월까지 쌍북리 전역에 대한 유구분포조사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유적 정비 방향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