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적 한 번에 폭주한 분노, 택시 기사 폭행 사건
대구에서 충격적인 도로 위 폭력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택시가 경적을 울렸다는 이유만으로 기사를 폭행하고 둔기로 차량까지 파손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인데요.
지난 27일 대구 강북경찰서는 40대 남성 A씨를 특수재물손괴, 특수협박, 폭행 등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26일) 오후 3시쯤 대구시 북구 학정동의 한 초등학교 앞 교차로에서 택시가 경적을 울리자, 차에서 내려 50대 운전자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A씨는 자신의 차량에서 둔기를 꺼내 택시 앞 유리와 보닛을 부수기도 했습니다.
SBS가 공개한 사건 당시 영상에는 A씨의 폭력적인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영상을 보면 교차로 모퉁이에 은색 경차 한 대가 세워져 있고, 한 남성이 앞서 정차한 검은색 택시 쪽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입니다.
남성의 손에는 둔기가 들려있었습니다.
뒤따르던 택시가 경적을 울리자, 은색 경차를 운전하던 40대 남성 A씨가 갑자기 차에서 내리더니 택시 기사를 폭행한 것입니다.
A씨는 폭행에 그치지 않고 둔기로 택시 기사를 위협한 후 택시의 앞 유리와 보닛을 내리쳐 파손했습니다.
근처에서 이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학부모와 자녀들은 두려움에 떨어야 했습니다.
3시간 만에 검거된 가해자
범행 후 A씨는 현장을 빠져나가 충북 영동까지 도주했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약 3시간 만에 긴급 체포되었습니다.
택시 기사는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경적을 울린 것에 A씨가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했습니다.
권병수 강북경찰서 형사과장은 "피해 차량을 손괴한 혐의이기 때문에 둔기를 소지하게 된 경위, 어떻게 해서 차량을 손괴했는지, 손괴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조사한 후에 신병 처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A씨를 불구속 입건해 둔기 소지 경위와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이번 사건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도로 위 분노 조절 장애, 일명 '로드 레이지(Road Rage)' 현상의 심각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단순한 경적 소리에 과잉 반응해 폭력을 행사하고 재물을 파손하는 행위는 엄연한 범죄입니다.
특히 초등학교 앞이라는 장소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은 어린이들에게 심리적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목격한 아이들이 느꼈을 공포와 불안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