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선물 펜 화제, 제작 업체 주문 폭주로 일시 중단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펜이 큰 화제를 모으면서, 해당 펜을 제작한 업체가 주문 폭주로 인해 일시적으로 주문 접수를 중단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수제 만년필 공방 '제나일'은 갑작스러운 관심 집중으로 생산 능력을 초과하는 주문이 쇄도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제나일은 27일 공식 공지를 통해 "소규모 공방으로 하루 생산량이 열 몇 개 정도로 제한적인데,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주문이 들어와 소화하기 어려워 부득이하게 주문을 일시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님의 펜을 구매할 수 있나요?'라는 문의가 급증했지만, 제나일 측은 "해당 제품은 특별 주문 제작된 것으로 일반 판매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목받은 한국 수제 펜의 특별한 가치
이 펜이 주목받게 된 계기는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방명록 서명식에서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방명록에 서명하는 모습을 본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펜(nice pen)"이라며 관심을 표현했고, 펜의 "두께가 굉장히 아름답다(beautiful)"며 감탄했습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즉석에서 해당 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했습니다.
제나일이 대통령실의 의뢰로 특별 제작한 이 펜은 원목에 드릴링 작업을 한 후 만년필 펜촉 대신 '모나미 네임펜'을 삽입해 서명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펜 뚜껑 위쪽에는 태극 문양을, 펜대 상단에는 봉황 문양을 각인해 한국적 정체성을 담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통령님께서 하시는 다소 어려운 사인에 유용할 겁니다"라며 펜을 건넸습니다.
제나일은 가구 제작 경험이 있는 청년들이 설립한 업체로,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청와대에 기념 만년필을 여러 차례 납품해온 이력이 있습니다.
2018년 8월16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여야5당 원내대표와 오찬 회동을 가졌을 때와 2021년 9월14일 방탄소년단(BTS)을 청와대에 초대했을 때도 제나일의 만년필이 선물로 제공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문 전 대통령도 이재명 대통령과 유사하게 나무 본체에 펜 심지를 넣은 제나일 제작 펜을 공식 서명에 사용해 왔다는 사실입니다.
2018년 9월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할 때 문 전 대통령이 일반 네임펜을 사용해 논란이 된 이후, 제나일에 특별 펜 제작을 의뢰했다고 합니다.
이번 이 대통령의 서명식에서 사용된 펜이 이와 유사한 형태입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펜에 관심을 보인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문구 업체 모나미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27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모나미 주가는 2,895원으로 전일 대비 12.43% 상승했으며,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