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 전 의자 빼준 트럼프, 이재명 대통령 대응은
지난 25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 장면 하나를 두고 "디테일 외교의 진수를 보여줬다"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이 방명록에 서명할 수 있도록 직접 의자를 빼줬지만, 이 대통령은 이 의자에 앉지 않고 서서 서명한 것을 두고 감각적인 외교였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 행동은 겉보기엔 사소해 보이지만, 외교적 맥락에서는 매우 섬세한 균형 감각을 나타냅니다. 트럼프의 배려는 분명하게 부각됐고, 동시에 그의 권위는 훼손되지 않았습니다.
이 장면 하나로 받은 인상은 "이 대통령은 예우를 받되 권력의 역전을 만들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앉았다면... 트럼프가 '비서' 혹은 '부하직원'처럼 보였을 수도
만약 이재명 대통령이 의자에 앉아 서명했더라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뒤에서 서서 '결재를 받는' 사람처럼 지켜봐야 했을 것입니다. 시각적으로 보면 트럼프가 마치 '비서'나 '부하직원'처럼 비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특히 에고가 강하고 언제나 '주인공'으로 비치고 싶어 하는 트럼프의 성격을 감안하면, 이는 트럼프에게 결코 유쾌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그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며, 매우 절묘한 외교적 순간을 연출했습니다.
펜 선물까지 더해진 '디테일 외교'
이뿐만 아니라 이 장면에서 또 하나의 극적인 반전이 있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서명에 사용한 만년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멋지다"고 감탄하며 크게 관심을 보였고, 이에 이 대통령은 즉석에서 해당 펜을 트럼프에게 선물했습니다
이 펜은 일반적인 선물용이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이 서명용으로 직접 준비한 것이었습니다. 펜 케이스에는 태극 문양과 봉황이 각인돼 있었고, 제작에는 두 달이 걸렸다고 합니다
트럼프는 "사용하진 않겠지만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화답했으며, 현장에는 웃음과 함께 자연스러운 친교의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외교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늘 보이는 장면도, 디테일이 어떻게 사용됐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의자를 빼주는 트럼프의 제스처, 그러나 이 대통령의 '서서 서명' 선택은 "나는 예우를 받되 서로의 체면을 지키겠다"는 메시지가 됐습니다.
또한 펜 선물이라는 즉흥적 제스처는, 상대에 대한 예의와 친근감을 자연스럽게 혼합한 외교적 센스의 결정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