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형 지대공 미사일 발사 시험 공개하며 DMZ 경고사격에 항의
북한이 신형 지대공 미사일 발사 시험을 공개하고, 비무장지대(DMZ)에서 남한의 경고사격을 받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군사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에 대한 대응 조치로 보이며, 동시에 25일(현지시간)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미사일총국이 23일 개량된 두 종류의 신형 반항공(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이 미사일이 "무인공격기와 순항 미사일을 비롯한 각이한 공중목표들"을 대상으로 했으며, "공중목표 소멸에 대단히 적합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이번 발사 시험을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발사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리 군 당국은 평안남도 남포시 일대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기술 지원 가능성과 DMZ 경고사격 항의
북한은 이번에 공개한 미사일의 정확한 명칭과 발사대 정보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S-300이나 판치르 등 러시아 지대공 미사일 기술이 지원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대공 미사일로 순항미사일을 요격하는 사진을 함께 공개했는데요, 무인기가 아닌 순항미사일 요격 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 고정철 총참모부 부참모장은 전날 발표한 담화에서 지난 19일 "한국군 호전광들이 남쪽 국경선 부근에서 차단물 영구화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 군인들에게 12.7㎜ 대구경 기관총으로 10여발 경고사격했다"며 "도발 행위를 당장 중지해야 한다"고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4월부터 DMZ 일대에 철책과 대전차 방벽으로 추정되는 구조물 설치 및 지뢰매설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고 부참모장은 북한군의 이러한 작업이 "국경 일대의 긴장 격화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며 "그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지난 6월25일과 7월18일 정전협정을 관리하는 유엔군사령부 측에 작업 실시를 사전 통보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한미 연합훈련 대응과 정상회담 앞둔 전략적 행보
우리 합참은 지난 19일 북한군이 중부전선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해 경고방송 이후 경고사격을 했고, 이후 북한군이 북쪽으로 되돌아갔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사도 북한군 30명이 경고방송에 응답하지 않아 한국군이 경고사격을 실시한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합참은 지난해 6월과 지난 4월에도 MDL 남쪽으로 넘어온 북한군에게 경고사격을 한 바 있습니다.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전날 발표한 담화에서 현재 진행 중인 UFS에 대해 "선제타격을 노린 극히 침략적인 대규모 실전연습"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신형 지대공 미사일 발사와 남한의 경고사격에 대한 비난은 UFS에 대한 맞대응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탄도미사일 대신 미사일·항공기 요격용 지대공 미사일을 선택한 것은 도발 수위를 조절하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동시에 2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연합연습 중단 등을 우회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