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8일(화)

광화문에 매직으로 쓴 '트럼프 대통령' 낙서... 지우는 데만 1000만원 들었다

광화문 석축 낙서 제거에 850만원 소요... 국가유산청, 법적 대응 검토 중


국가유산청과 경복궁관리소가 광화문 석축에 발생한 낙서 제거 작업에 상당한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4일 국가유산청 등에 따르면 경복궁관리소는 지난 11일 광화문 석축의 낙서를 제거하는 데 최소 85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잠정 집계했습니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석축에 김모씨가 남긴 낙서 / 뉴스1


이 비용은 레이저 장비 등 전문기기 대여료와 각종 물품 구입에 사용된 금액입니다. 


당시 낙서 제거 작업에는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 소속 보존과학 전문가 5~6명이 투입되어 이른 오전부터 약 7시간 동안 정밀한 복원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잠정 비용을 근거로 현재 법적 대응을 검토 중입니다. 경복궁관리소 관계자는 "향후 어떻게 대응할지 법률 자문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문화재 훼손 사건의 경위와 복원 과정


이번 사건은 이달 11일 오전에 발생했습니다. 국가유산청과 경찰은 광화문 석축에 낙서한 혐의(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로 79세 김모씨를 체포했습니다.


서울 경복궁 광화문 석측 낙서 흔적을 지우는 작업을 하고 있는 국가유산청 관계자들 / 뉴스1


김씨는 석축의 무사석(武沙石·홍예석 옆에 층층이 쌓는 네모반듯한 돌)에 검은 매직으로 '국민과 세계인에 드리는 글'이라고 쓴 뒤 그 아래에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쓰다가 현장에서 적발됐습니다.


낙서된 범위는 가로 약 1.7m, 세로 0.3m 정도로 확인됐습니다.


국가유산청은 미세한 돌가루 입자를 이용해 석재 표면의 오염을 제거하는 블라스팅 처리 기법 등 전문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낙서를 제거했습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문화재를 훼손한 행위자에게는 원상 복구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복구에 필요한 비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김씨는 경찰에 체포된 직후 응급으로 입원한 상태입니다. 응급입원은 정신질환자나 자·타해 위험이 큰 사람을 의사와 경찰 동의를 받고 의료기관에 입원시키는 조치를 의미합니다.


서울 종로구 경복궁 광화문 석축에서 낙서 제거 작업이 완료된 현장을 확인하고 있는 허민 국가유산청장 / 국가유산청


경찰은 "김씨가 상식적이지 않은 진술을 하고 있다"며 "70대 고령으로 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점과 재범 우려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