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다큐 3일', 폭발물 협박에도 10년 전 안동역 소녀와의 약속 지켰다... 뭉클한 만남 (영상)

10년 전 안동역에서의 약속, 그 감동적인 결말


"진공 포장된 제 스물한 살이 여기에 있네요. 3년 후 안동역에서 뵈어요"


2022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댓글 하나가 수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습니다.


10년 전 안동역에서 맺어진 약속, 과연 지켜졌을까요.


KBS '다큐3일 특별판-어바웃타임'


지난 22일 방송된 KBS 2TV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어바웃타임 : 10년 전으로의 여행 72시간'은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했습니다.


2015년 여름, '다큐3일'을 촬영하던 이지원 감독은 안동역에서 내일로 기차 여행 중이던 여대생 김유리, 안혜연 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고, 그 자리에서 "10년 후 같은 자리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했습니다.


이 약속은 시간이 흐르면서 SNS에서 화제가 되었고, 결국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7년 후인 2022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당시 출연자 중 한 명이 남긴 댓글은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이에 이지원 감독도 "10년 전 약속한 그날이 오고 있다"며 안동역에 나가겠다고 화답했습니다.


KBS '다큐3일 특별판-어바웃타임'


KBS는 이 특별한 약속을 위해 이미 2022년에 종영된 '다큐멘터리 3일'의 특별판을 편성했습니다.


제작진은 "우리는 그곳으로 떠나기로 했다"며 약속의 날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약속의 날, 안동역에서 벌어진 일


그리고 마침내 약속한 날인 8월 15일이 찾아왔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안동역을 찾은 이지원 감독은 "아무도 안 올까 봐, 바람맞은 아저씨 될까 봐 걱정했다"며 설렘과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그래도 나라도 나가서 약속 장소에 있으면 낭만이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그를 안동역으로 이끌었습니다.


KBS '다큐3일 특별판-어바웃타임'


이날 안동역 광장에는 세 사람의 재회를 지켜보기 위해 무려 3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고, 제작진은 라이브 방송으로 현장을 실시간 중계했습니다.


하지만 '안동역 광장에 폭발물을 터트리겠다'라는 위협 댓글이 채팅창에 올라와 촬영이 중단되는 위기를 맞았습니다.


경찰이 긴급 출동해 시민들을 대피시키는 상황까지 벌어졌고, 10년 전의 약속은 무산되는 듯했습니다.


KBS '다큐3일 특별판-어바웃타임'


그러나 약속은 지켜졌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오전 7시 48분 정각, 김유리 씨가 약속 장소에 나타났습니다.


김씨의 요청으로 만남은 비공개로 진행되었지만, 10년 전 그녀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사진이 화면에 공개되며 약속이 지켜졌음을 알렸습니다.


김씨를 만난 이지원 감독은 "첫 마디가 '잘 살았어요? 잘 살아줘서 기뻐요'였다"며 감동적인 재회 순간을 전했습니다.


그는 "약속이 대국민적인 관심사가 돼서 부담이 컸는데 그 친구도 나도 끝까지 기억하고 있었다"고 말하며 10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약속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이에 김씨는 "약속이라는 게 시간이 갈수록 더 무거워졌다"고 털어놓았지만, "스스로 낭만을 지켰다는 뿌듯함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방송 말미에는 김씨가 직접 보낸 장문의 편지가 공개되어 시청자들에게 또 한 번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KBS '다큐3일 특별판-어바웃타임'


또 다른 약속의 당사자인 안혜연 씨는 해외 거주로 인해 직접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약속일 하루 전 제작진에게 "해외에서 생활하며 일로 바빠 한국에 나가지 못했다. 그때 소중한 기억은 늘 마음에 간직하고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전해 약속의 의미를 함께 했습니다.


2015년 안동역에서 시작된 작은 약속은 10년이라는 세월을 넘어 결국 지켜졌습니다.


비록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KBS '다큐3일 특별판-어바웃타임'


이 특별한 약속의 결말을 담은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은 2.4%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같은 시간대 방송됐던 전작보다 높은 수치로, 시청자들이 이 '낭만 서사'에 얼마나 공감했는지를 보여줍니다.


10년 전 안동역에서 시작된 작은 약속은 이제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낭만'이라는 이름으로 새겨졌습니다.


한편, 안동역에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협박범을 추적해 서울 동대문구의 자택에서 고등학생 A군을 공중협박 혐의로 검거했습니다.


YouTube 'KBS 한국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