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빌 게이츠, SMR·백신 협력 강화... 서울서 연쇄 회동
"인수하면 무조건 손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하이닉스를 인수해 전 세계적 반도체 기업으로 우뚝 솟게 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미 전설'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의제를 논의했다고 하는데요. '파트너십 대폭 강화' 약속까지 더해졌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22일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게이츠 이사장과 만나 글로벌 소형모듈원전(SMR) 생태계 구축과 백신 사업 확대를 위한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차세대 에너지·바이오 분야에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대폭 강화한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전날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으며, 자리에는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설루션사업단장,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 등 양측 주요 인사들이 함께했습니다.
테라파워 SMR 상용화 속도... SK·한국 정부도 적극 지원
게이츠 이사장이 2008년 설립한 테라파워는 차세대 SMR 기술을 선도하는 혁신기업으로, 지난해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세계 최초로 상업용 첨단 SMR 플랜트 건설에 착수했습니다.
연방정부의 규제 완화와 지원 속에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2년 8월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를 공동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으며, 이후 글로벌 사업 확장과 기술 상용화 협력을 지속해왔습니다.
만찬에서 최 회장은 "한국과 SK가 테라파워 SMR 상용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SMR 안전성과 효율성, 친환경성을 기반으로 시장 수용성을 높이는 데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게이츠 이사장은 "차세대 SMR의 신속한 실증과 확산을 위해 한국 정부의 규제 체계 수립과 공급망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이 경우 SK와 테라파워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한미 협력·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 산업부도 동참
양측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연쇄 회동을 이어갔습니다. 이 자리에는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김무환 단장, 게이츠 이사장, 르베크 CEO가 참석했으며, 한국 정부 측에서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안세진 원전산업정책국장이 함께했습니다.
이날 회동에서 SK와 테라파워는 SMR 투자 현황과 기술 개발 진척 상황, 한국수력원자력과 공동 진행 중인 상업용 원자로 개발 성과를 공유했습니다.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나트륨(Natrium) SMR은 상압 운전과 무전원 공기냉각 기능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했으며, 열에너지 저장 장치와의 결합으로 출력 조절이 자유로워 재생에너지와의 호환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SK 관계자는 "2040년 수 백조원 규모로 성장할 글로벌 SMR 시장 선점을 위해 정부 차원의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와 인센티브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산업부에 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무환 단장은 "SMR은 탄소 감축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국내 SMR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