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8일(화)

'실종 후 사망' 소방관, 이태원 참사 현장 출동 이후 심리치료 12번 받았다

소방관 트라우마, 장기적 심리치료 체계 필요


이태원 참사 현장 지원 후 우울증을 앓던 30대 소방관 박모씨가 실종 10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가운데 박모씨가 지난 2022년 참사 현장 투입 이후 올해까지 10회 이상의 심리치료를 받은 사실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19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박씨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2022년 소방청에서 지원하는 심리치료 9회를 포함해 지금까지 총 12회의 심리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박씨는 최근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기고 지난 10일부터 행방이 묘연했다가 지난 20일 낮 12시30분경 경기 시흥시 금이동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인근 교각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박흥준 씨 가족 제작 전단지


소방관 트라우마 실태와 치료의 한계


실제로 재난현장에 투입된 소방관들이 박씨와 같은 참사의 기억으로 고통받는 경우는 매우 흔한데요.


국화재소방학회가 지난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소방공무원 1057명 중 477명(45.1%)이 트라우마를 경험했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러나 이 중 실제 치료를 받은 소방관은 123명(25.8%)에 불과했습니다.


치료를 받지 않은 이유로는 '곧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이 57.0%로 가장 많았고, '증상 자체를 인지하지 못해서'라는 답변이 23.4%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소방관들이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를 과소평가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치료 기간에 관한 조사에서는 1주일 이내가 23.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1개월 이상 6개월 미만(20.3%), 1개월(19.5%) 순이었으며, 하루만 치료받았다는 응답도 10.6%에 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소방관들의 심리적 고통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더 장기적인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당시 사진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