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대표 AI 구축 의지 천명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AI 패권 경쟁 속에서 '소버린(주권형) 인공지능(AI)' 구축을 선언했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5' 기조발언에서 최 회장은 "소버린 AI는 단순히 국내용이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며 "글로벌 전쟁터 한가운데 있는 만큼 SK그룹이 한국의 국가대표로 나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기술 패권 경쟁을 언급하며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데이터와 인프라로 만든 AI만이 산업과 안보를 동시에 지킬 수 있다"고 못 박았습니다. 이는 SK그룹이 단순한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적 AI 생태계 구축에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위기 돌파 경험 강조... "혁신만이 살길"
이날 포럼은 'AI와 디지털 전환(DT) 생태계 구축'을 주제로 그룹 총수와 주요 경영진, 산학연 전문가 250여 명이 모여 진행됐습니다.
최 회장의 메시지는 단호했고, 간명했습니다. "AI 시대의 변화는 거대한 파도"라며 "두려움 속에서도 혁신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개회사에서 "변하지 않으면 언제든 '서든데스(돌연사)'할 수 있다"며 위기 극복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그는 "20년 전 전기요금을 아끼려고 형광등을 빼던 시절에도 끊임없이 혁신해 HBM(고대역폭메모리) 개발에 성공한 것이 SK하이닉스"라며 "그 DNA로 AI 시대의 해법을 반드시 찾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계열사별 실행 전략 공유
포럼 현장에서는 그룹 차원의 전략뿐 아니라 계열사별 구체적 실행안도 제시됐습니다.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추진 중인 7조원 규모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기존 계획 100메가와트(㎿)에서 1기가와트(GW)로 확장하는 방안을 공개했습니다.
또 의료·금융 등 산업별 특화 '버티컬 AI'와 지능형 소프트웨어 'AI 에이전트'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 콤플렉스에 AI 기반 설비 진단 솔루션을 도입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SK온은 '제조AI'를 중심으로 불량률을 낮추는 공정 혁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혁신만이 살길" 최태원 메시지 의미는
SK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포럼이 AI 대전환의 흐름을 이해하는 자리였다면, 올해는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고 실행력을 다지는 자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최 회장은 마지막까지 "혁신이야말로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그룹뿐 아니라 한국 산업계 전체에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글로벌 기술 전쟁의 한가운데서 '소버린 AI'를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세우겠다는 의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