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성분 치약, 충치 예방에 불소보다 효과적
머리카락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치약이 기존 불소 치약보다 충치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IT매체 기즈모도는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대학 치과대학 연구진이 학술지 '첨단 보건의료 재료(Advanced Healthcare Materials)'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연구진은 머리카락, 피부, 양모에서 발견되는 단백질인 케라틴이 치아 법랑질을 복구하고 충치를 예방하는 데 불소 기반 치약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케라틴은 침과 접촉하면 천연 에나멜을 모방하는 보호막을 형성하는데, 이 보호막은 치아의 추가 손상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기존 치약으로는 불가능했던 에나멜 복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케라틴 치약의 혁신적 효과와 지속가능성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킹스 칼리지 런던 대학원생 사라 가메아는 "케라틴은 치과 치료에 혁신적인 대안을 제시합니다. 머리카락이나 피부와 같은 생물학적 폐기물에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추출될 뿐만 아니라, 치과에 흔히 사용되는 독성이 강하고 내구성이 떨어지는 플라스틱 레진의 필요성을 없애줍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치아 법랑질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마모되어 치아가 시리고 결국 틀니가 필요하게 됩니다. 특히 산성 식품 섭취와 구강 위생 불량은 이러한 마모 과정을 가속화시킵니다. 현재 사용되는 불소 치약은 이 과정을 늦출 수는 있지만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양털에서 케라틴을 추출하여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케라틴을 치아에 바르면 침 속에 존재하는 미네랄과 반응해 에나멜과 유사한 결정 구조를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과정은 마치 자석처럼 침 속 칼슘과 인산염을 지속적으로 모아 시간이 흐를수록 에나멜 같은 보호층을 더 두껍게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치과 치료의 미래를 바꿀 생분해성 소재
연구진은 이번 실험에서 양모에서 추출한 케라틴을 사용했지만, 사람의 머리카락을 포함한 다른 재료에서도 케라틴을 추출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재생 치과학에 있어 중요한 진전이며, 기존 치약을 대체할 생분해성 소재를 제공하여 환경에도 이로운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구진은 향후 2~3년 안에 이 케라틴 치약이 시장에 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킹스 칼리지 런던 보철학과 컨설턴트이자 이 연구의 주저자인 셰리프 엘샤르카위 교수는 "생명공학이 단순히 증상을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체 자체의 물질을 이용하여 생물학적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흥미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더 발전된 기술과 적절한 산업 파트너십을 통해, 이발처럼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더 강하고 건강한 미소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